이런 이야기를 지금 하는것이 맞는지 심히 갈등되긴 하지만,
잊기전에 스스로 다짐하기위해서, 그리고 기억하기 위해서 적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100원을 내면 100원어치의 댓가를 받는것이 기본입니다.
이 글은 그런 기본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몇 해 전에, 한 친구녀석은 미국에 비행기 타고 5일정도 출장을 갈일이 있었는데,
영어로된 일정 안내에 6월(Jun)과 7월(Jul)을 혼동해서 그만 7월에 갈것을 6월에 간적이 있었습니다.
잘못 간것이다보니 비행기값이나 숙박비를 자기가 직접 내고 갔다온 셈이 되었습니다.
돌아온 그 친구녀석에게 관광은 잘 했는냐고 물어 봤더니, 자긴 꼼짝않고 방에서만 보냈다는 겁니다. 나가는 만큼 돈이 더 들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주변에서는 모두 바보라고 놀렸지요.
왜냐하면, 비싼 비행기값에, 숙박비, 시간을 쓰고도 얻은것이 없이 낭비만 했기때문입니다. 차라리 그 대신 여행을 하고, 즐겼으면, 많은 것을 얻을 기회를 스스로 버린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위 이야기의 제 친구처럼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건지 두렵습니다.
아직 구조 작업이라고 하고는 있지만, 기적적으로 한두명 살아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사망자 숫자는 300명을 넘는다고 봐야될 겁니다.
300여명은 그저 숫자 300이 아닌 한사람 한사람 그들의 가족들에겐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었을 겁니다. 그런 소중한 목숨이라는 댓가를 피해자 가족들은 우리의 미개한 사회를 대신해 이미 치루었습니다. 그 가족분들이 설혹 경제적 보상과 배상을 받는다고 해도, 그것으로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렇기에 이미 치루어진 300여 목숨에 걸맞는 댓가는 우리 모두가 사회적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번 참사에서 많은 것을 목도하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느끼는 것에서 끝나서는 아직도 죽어나간 목숨의 댓가라고 하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사회가 언론이 정부가 정치가 목숨값에 부족함이 없는 변화와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는 댓가를 치루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저 친구와 같은 우를 범하는 겁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 저 생때같은 목숨들을 헛되게 하는 바보가 되지는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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