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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18살 여학생의 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4-23 08:54:39
추천수 10
조회수   2,173

제목

펌글).....18살 여학생의 글...

글쓴이

황인동 [가입일자 : 2007-09-05]
내용
Related Link: http://m.todayhumor.co.kr/view.php

저는 18살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시작된 지 2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권기간까지 합하면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총 7여 년이 흐른 것입니다. 제 가치관이 결부될 시기의 대부분이 그들의 때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제 정치적 성향이 정해질 수 있는 시기를 그들과 함께 지난 셈입니다. 그전의 저는 어렸으며, 고작 초등학생이었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저는 제가 아직 어리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모든 것을 전부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특히 미성년인 저는 저의 미성숙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길 무지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몰랐던 것들, 중학교 때는 몰랐던 것들이 존재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인이 되면 깨달을 무언가들이 또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근래 종종, 제가 가장 무지했던 때를 되돌아봅니다. 7년,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된 12년 전부터의 이야기를요.



제가 회상하는 노무현 정권의 인상은 '시끄러움'입니다. 뉴스를 보면 항상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최고 권력자라고 배웠지만, 동시에 그 높은 사람을 아무렇게나 깎아내릴 수 있었던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그분이 좋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정치를 잘한다면 이렇게 욕을 먹고 구설수에 오를 일도 없을 거라 여겼던 탓입니다. 어린아이는 언론이 근거 없는 험담을 일삼는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교과서가 언론은 투명하고 공정한 것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뉴스는 사실만을 내보내야 한다는 원칙과,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한다는 삼권분립에 대해 배웁니다. 제가 배운 대한민국의 주체는 국민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6.25와 5.18 민주항쟁 4.19 혁명이 몹시 오래된 과거의 일이라 여기곤 했습니다. 그 잔재는 남아있지 않으며, 이제는 정말 깨끗한 정치가 도래한 때이노라 말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그저 그런 수장들 중 하나였고,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던 그 정도는 무난히 해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오백원짜리를 들고 슈퍼에서 세일하지 않는 하드를 사 먹었을 때였으며, 과자봉지에 질소보다는 과자가 많았던 때였으며, 김밥이 한 줄에 천 원 하던 때였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제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만들었습니다.



다음 당선자는 이명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저는 이때에 대해 짚어 말할 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저는 정치보다는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 어떤 화장품이 나에게 더 잘 맞냐는 것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여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저는 간혹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쥐새끼'라는 별명을 부르며 낄낄거리곤 했으며, 그에 관한 주제 역시 인터넷 게시물에서 단편적으로 보았던 글들만이 다였습니다. 주로 오갔던 이야기가 대학 등록금 인상이나 미국산 소고기 수입, 4대강 사업에 관한 것이었음만 겨우 기억할 따름입니다. 전국적으로 들썩였던 사안임이 그 공통점이지요. 대다수의 국민들이 직접 겪기에 모를 수가 없는 일이라는 점도요. 이상하게도, 저는 그 외에 이명박 대통령이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였으며,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해체시켰다는 것은 알 수 없었습니다. 언론이 저희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없어도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한 점이 귓가로 흘러들어왔던 과거와 달랐습니다. 직접 알아보지 않으면 사실을 모르게 된다는 점이, 정보를 통제하던 과거의 독재정권과 비슷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물가가 올라가고 원성이 높아지는데 공적으로 '이명박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명박 때문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금으로 돌아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 부정선거가 일어나고, 국회의원의 아들이 국민을 미개하다고 부르는 때로 말입니다. 저는 언급했듯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던 사람이 아닙니다. 알아 무엇하냐는 것이 주변인들 대부분의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그럽니다. 어린 게 제대로 알겠느냐. 저희 아버지도 종종 묻습니다. '다 알고는 말하는 거냐.' 물론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제 논리는 인터넷에서 얻은 단적인 지식과 글의 분위기로 받는 인상이 다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아버지에게 잘 기억나지 않는 근거들을 끌어내 두서없이 말을 늘어놓고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자라지 못한 저의 작은 신념이자, 아직은 여물지 못한 가치관입니다.



다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당연합니다. 저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틀린 것을 고쳐줄 사람이 필요하고, 저를 바른길로 이끌 올바른 사회가 필요한 나이입니다. 저희는 보여주는 대로 보고, 들려주는 대로 듣습니다. 그렇게 자랍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에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던 것이 그 때문이었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 통제가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지게 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려니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린 저조차 정부를 한심하게 여기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 나라를 존경하고 싶습니다.

근간의 일로 故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행보를 바로 알고 그를 더욱이 존경하게 되었다는 것은 물론 반길만한 일이지만, 동시에 무척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해할 수도 있었을, 그들이 집권한 7년을 살았음에도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초등학생 시절을 회고하게 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과거보다 현재가 퇴보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옛날로 되돌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대학생들의 시위를 방음벽으로 막는 경찰들을 보며, 저는 불의를 막아야 할 책임자가 불의를 저지르는 사실에 대해 혼란스러워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정당한 시위를 통제할 수 없고, 부정선거를 저지르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언론은 날조된 사실을 방송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아직 18살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거짓을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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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일 2014-04-23 09:00:04
답글

저도 마차가지로 이명박 당선되는거 보고 나라가 망조가 들었구나..싶었습니다<br />
<br />
도둑놈 사기꾼 강간범 살인자등..자기가 대통령할수 있으면 나와서 거짓말해서라도 할려는건<br />
당연한거고요<br />
<br />
일부는 사기꾼인거 모르고 찍었을수도 있겠지만..그거야 10프로 이내라고 보고요<br />
지면을 통해서 사기치고 못된짓하고 거짓말하거 거의 다 드러났는데..<br />
그걸 투표자의 반이상이 찍었다는건

신필기 2014-04-23 09:08:17
답글

국민수준이 이명박을 뽑은거죠. <br />
<br />
imf한번 더 와서 철저하게 망가져야 정신을 차릴런지....

추연성 2014-04-23 09:13:37
답글

고용일님 말씀에 동감...<br />
<br />
지금 닭대가리도 마찬가지...<br />

이기영 2014-04-23 09:27:32
답글

에휴~~저는 40이 다돼서야 정치에관심을가졌는데 부끄럽군요~~<br />

leeinsung@gmail.com 2014-04-23 09:34:22
답글

18살 짜리가 정말 대단하네요.

이태봉 2014-04-23 09:39:17
답글

멋진 학생이군요.<br />

도영 2014-04-23 09:39:28
답글

진짜로 고등학생이 썼다면 똑똑하네요.

이선동 2014-04-23 09:45:22
답글

18세 여학생의 바램이 좌절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학주 2014-04-23 10:01:40
답글

눈물이 나오는 글입니다 ,,,,

김준남 2014-04-23 10:05:51
답글

정말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겠습니다.<br />
<br />

김태현 2014-04-23 10:07:14
답글

이런 학생들이 있을 때마다 잠시라도 희망을 갖게 됩니다...

haramin@hanmail.net 2014-04-23 10:09:43
답글

미개인 운운한 정머시기 아들래미와극명하게 대비되는군요

이상훈 2014-04-23 10:24:40
답글

괜히 성인이자 한아이의 부모인 제가 부끄러워지는 글입니다 ㅜ.ㅜ

오창호 2014-04-23 10:24:43
답글

저런 학생은 희귀종이라고 해야<br />
정작 대다수는 관심도 없죠<br />
그래서 향후 30년 동안은 새빠알간 친일파당이<br />
득세라는게 더 슬퍼집니다

한용현 2014-04-23 10:24:50
답글

몰입해서 천천히 잘 읽었습니다. <br />
어른인 제가, 비슷한 나이의 딸을 둔 제가<br />
부끄럼고 창피합니다.<br />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바른 목소리를 크게 낼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우용상 2014-04-23 10:56:53
답글

모르는게 부끄러운 건 아니죠.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김우영 2014-04-23 10:59:38
답글

이런 새싹들이 올바르게 자랄려면 좋은 영양분이 있어줘야 하는데...우리 어른들은..숨고외면하고 앉아서 화풀이만 하고 있으니....

박지훈 2014-04-23 11:42:43
답글

거짓을 배우고 싶지 않다는데....<br />
해줄 능력이 없네요...

최상운 2014-04-23 14:57:27
답글

나라꼬라지가 이렇게 돌아갈 줄 알았으면 저 정말 자식들 안낳았습니다. 자식들이 있기에 아플일도 많네요. 너무 극단적인가요? ㅋㅋ

이승규 2014-04-23 16:55:24
답글

저도 7년전에 나라가 과연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1人 입니다.. ㅜ.ㅜ;

안유림 2014-04-23 17:05:39
답글

오...마이...갓..... <br />
<br />
정말 눈물나게 만드는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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