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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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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7 18:26: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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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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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책임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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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식 [가입일자 : 2005-11-03]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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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했을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선장이 비난의 중심이 되어 댓글에는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 칼로 포를 떠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어디까지 선장에게 책임을 물어야할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1. 선박침몰에 대하여
침몰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아래의 순서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1) 증축과 빈 벨러스트 탱크로 배의 균형이 원래 불안정했다.
2) 운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과속으로, 통상 항해로가 아닌 섬들이 많은 해역을 운행했다.
3) 경험이 없는 3등 항해사가 섬 사이에서 급선회를 해서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화물이 넘어지면서 급속도로 가라앉았다.
배를 증축하고, 기름을 아끼기 위해 밸러스트 탱크를 비우고, 운행시간 단축을 위해 항로를 바꿔 과속하도록 한 것은 선장이 결정한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국내 최대 여객선에 햇병아리 3등 항해사를 배치한 것도 선장의 책임이 아니고요.
따라서 선박 침몰의 책임은 위와 같은 사항을 지시했을 선사가 전적으로 져야할 것입니다.
2. 승객을 대피시키지 않은 점에 대하여
결과적으로 보면 배에 이상이 생겼을때 승객들을 전부 갑판으로 불러냈으면 이런 엄청난 결과가 생기지 않았을겁니다.
근데 이건 결과론적인 이야기고 배가 급속도로 넘어져 침수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설사 경험많은 선장이라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인것이죠.
따라서 처음에 이상이 생겼을때 선장이 배가 침몰할 것을 예상하고 대피시켰어야 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대로 배가 기울기만 하고 침몰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이 갑판위로 나왔다가 바다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3. 승객을 구출하지 않고 먼저 도피한 점에 대하여
선장은 승객과 화물이 다 내리기 전까지는 선박에서 내리면 안됩니다.
선원법 제10조에 규정된 내용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침몰하는 배에 사람이 남아 있으면 선장도 같이 죽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가혹해보입니다.
선장도 월급쟁이일 뿐이고 최선을 다했다면 적정한 시점에 자신도 대피를 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영화처럼 모든 승객을 다 구하고 마지막에 구조되는 멋진 선장이면 더 좋겠지만 상황상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모든 선장에게 그런 자질을 요구하는 것도 어려워보입니다.
그럼 세월호 선장은 승객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까?
선장이 승객 구조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다만 배가 너무 급작스럽게 기울어져 본능적으로 자신의 탈출만 염두에 둔게 아닌가 합니다. 선장도 사람이니까요.
게다가 선장이 승객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더라도 배가 심하게 기울어지고 급속도로 침수되는 상황에서 아랫층까지 내려가서 캄캄한 어둠속에서 많은 승객을 구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요약하자면 선장에게 선박의 침몰이나 대피를 시키지 않은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승객을 구하지 않은 책임은 있으나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비극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그것은 늙은 노인 한사람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미숙한 사람에게 불안정한 선박을 무리하게 운행하도록한 회사와 그런 상황을 사전에 필터링 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시스템에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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