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시그널을 디지털적으로 증폭한다면, 허용된 범위를 넘는 샘플들을 디지털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게 되며, 결국 범위를 넘어난 샘플들은 컷오프되고 클리핑 현상이 발생합니다. -1 ~ 1까지의 범위 안에서 샘플링된 신호들을 2배로 증폭시켜야 하는데 허용된 범위가 -1 ~ 1 사이라면 범위를 벗어난 신호는 짤리고 말겠죠.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디지털적으로 볼륨을 조정한다는 것은 원래 신호에서 볼륨을 얼마만큼 '줄이느냐'에 관련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증폭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16비트 정수 도메인은 -32768~32767까지 65536개의 데이터 범위를 표현 가능합니다. 96dB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여기서 볼륨을 줄이는 것은 표현 가능한 다이나믹 레인지, 혹은 디지털 오디오의 데이터 비트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볼륨을 조정할수록 비트수가 깎이지요. 이것은 PC로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때문에 예를 들어 Windows에서 볼륨을 30%로 낮추고 오디오 앰프로 증폭하더라도 이미 깎인 비트는 어쩔 수 없습니다.

게다가, Windows XP의 Kmixer는 디더링도 거치지 않습니다. PC의 볼륨을 작게 해놓고 실험해보시면 극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으실 거에요.

볼륨은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나믹 레인지를 줄이는 것입니다. 0dB ~ -96dB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이나믹 레인지를 '알아서'줄이시겠습니까? 16비트 음악을 12비트 혹은 8비트로 즐기시겠습니까?









또한 디지털 볼륨 조절은 시그널의 해상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16비트 정수 도메인에서 32767, 47, 37, 27의 샘플을 반으로 나눈다고 생각해 봅시다.



32767/2=16383.5

47/2=23.5

27/2=13.5



정확하게 하려면 소숫점까지 표현 가능해야 하는데, 정수 도메인에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결국 27을 반으로 나눈 값은 13 혹은 14로 표현됩니다. 이 값을 다시 2배로 증폭해 봐야 26 혹은 28로 표현됩니다. 결국 오리지널 신호의 일부가 손실된 셈이며 디스토션을 일으킵니다. PC에서 Windows XP는 내부적으로 16비트 정수 도메인에서 오디오 신호를 처리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문제 및 시그널 믹싱에서의 퀄리티를 개선시키기 위해 비스타는 내부적으로 32비트 부동소수점 도메인을 사용합니다. 단, 이것도 Windows 메인 볼륨의 이야기구요. 다른 응용 프로그램은 보통 정수 도메인으로 볼륨을 컨트롤합니다. Winamp나 Windows Media Player도 그렇습니다. 위들 문제는 디지털 오디오 기기에서 볼륨 조절이 전면적으로 채용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PC에서 디지털 볼륨을 조절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이나믹 레인지를 알아서 줄여주고(....) 원래 신호의 해상도를 줄이고 왜곡하며 디스토션이 발생해도 좋다고 인정하는 꼴이 되겠습니다.

볼륨을 100%로 맞추세요, 아니면 KS나 ASIO 혹은 WASAPI Exclusive Mode를 쓰세요. 그리고 출력단 앰프에서 소리 크기를 조절하세요.

(KS의 경우 드라이버에 따라 제대로 된 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 써본 SoundMAX는 XP에서 44.1Khz짜리 신호를 48Khz로 리샘플링해서 출력해주더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