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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다 그런거지 뭐...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4-07 17:19:21
추천수 14
조회수   660

제목

사는 게 다 그런거지 뭐...

글쓴이

최대선 [가입일자 : ]
내용
내가 일하는 동네는

도시지만 한 귀퉁이.



봄이면 개나리 목련 진달래



한적한 교회 마당은

잡초들과 들고양이들의 천국이다



그러나 이곳도 개발의 바람이 불어

몇 안되는 원주민들도

대부분 떠나고.



끝까지 집을, 농토를 지키는 몇채에만

인기척이 느껴질 뿐이다.



그 중... 출근길에 항상 지나가는 고즈넉한,

오래된 듯한 마당 넓은 집...



집 주위론 잡초덤불이 무성하고

담벼락에 서 있는 오래된 밤나무는

길까지 덮칠 기세다.



듣기론 땅부자라던데...



그도 그럴것이 가끔 주말이면

그 집 마당엔 번쩍한 외제 승용차가

몇대씩 주차해 있는걸 보게된다



약간 생경스럽다.







지난 여름

가물디 가문 날씨에 삼복더위가 계속되던

어느 날

그집 아저씨가 내가 있는 곳을 찾아왔다



밀짚모자를 눌러 썼지만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 뒷편에 있는 텃밭에 물을주고 싶으니

수도 좀 쓰게 해달라는...



그러시라고 했더니 다시 돌아가서 한참만에 족히 사오십미터쯤 돼 보이는 호스를

가져와선 뒷 담 너머로 땀을 뻘뻘흘리며

물을댄다



까치발을 하고 바라보니 마지기반 정도

밭에 고추며 깻잎이 촘촘히 자라고있었다



수압도 약한 지하수라 한참 걸릴거 같아

그냥 들어오고 말았다

아... 저렇게 까지 안해도 될텐데...









얼마 전 십몇년 째 변함없는 출근길,

그집 아주머니가 저만치 고갯길을

천천히 올라가는게 눈에 띈다



자동차 속도를 줄인다



그런데 왠지 불편해 보이는 뒷 모습..



가까이 다가가도 피할 기색이 없다



경적을 울릴수도 없어 좀 더 가까이

차를 붙여본다



그제서야 엔진음을 느끼고 돌아 보는데..



한쪽 손은 허리춤에 굽혀 붙어있고

얼굴은 간헐적으로 떨린다





아.... 아프시구나...



그 뒤로도 가끔 가끔 힘겹게 고갯길을

오르는 아주머니를 만난다



어딜 저렇게 불편한 몸으로 올라가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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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석 2014-04-08 14:38:33
답글

내가 쓰기 전에는 내돈이 아니라는..<br />
뼈빠지게 일해 자식들 좋은 일 시키고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끼는<br />
<br />
돈을 써 본 적이 없으면 어떻게 돈을 쓰는지도 모르니<br />
결국 자기 인생이란 없는게지요.<br />
<br />
<br />
그런 부모의 마지막 세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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