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군대에서 그 어렵고 힘든 군 생활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졸따구때
당시의 높은 분들은 대개 이런 푸념을 합니다.
"그래도 쫄따구인 너그들이 부럽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보고 만 잘하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당시엔 이 말이 그렇게 와 닿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높은 분들의 이 푸념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아! 불안한 거였구나.
꼭 그렇진 않지만 ,그래서 당시의 나이에 비해 더 늙어 보이는거구나!
하는 씁쓸함이 약간의 안스러움을 동반하며
저의 내면의 한 축으로 자리합니다.
어떤 학자의, 저의 위의 경험과 얼추 비슷한 인생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가령, 이런 식의 그래프가 가능 하겠습니다.
가로 선분에 년령과 불안감의 분량,
세로 선분에 년령과 자유의 분량,
가운데 45도의 선분이 그려지는...
다시 부연하면 나이가 어릴수록 자유의 양은 적으면서 불안감은 희박하고,
반대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유의 분량은 많으면서 대신 불안감은 커진다
는 이론 입니다.
물론 개인의 사회적 성공여부,부양가족의 수,보유한 물질적 분량, 기타 등에 따른
편차가 있지만,
위의 가운데 선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그토록 바라든 자유를 쟁취 했지만,
불안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끝내 떨쳐 내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존재 그 자체라고 봅니다.
누구 말대로 죽음이 다가옴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사후 세계에의 조우?(낙엽지는 소리가 관에 못질하는 소리로 들린다는
어느 시인의 두려움 처럼...)여서?
그래서 우린 아주 훌륭한 도피처로 종교를 선택하고,
이런 인간의 약점을 이용(눈으로의 확인이 불가하니..)하여
종교 사깃꾼들이 판을 칩니다.
무덤 앞에 서기 전에 행복했노라고 말하지 말라고 단언하기도 하고
누구는 죽음을 앞두고 다 이루었노라고,
또는 다시 태어나도 이길을...하면서 호언도 합니다만
글쎄요.
회원 여러분들은 어느정도
나이깨나 훌친 분들이기에
할 말씀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듣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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