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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검이 더 정밀하고 완벽해야 한다?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9-27 22:14:04
추천수 0
조회수   1,125

제목

맹검이 더 정밀하고 완벽해야 한다?

글쓴이

송원섭 [가입일자 : 2004-10-20]
내용
1.



아래 이종남님의 게시물에서 보이는 생각이고, 또 그 아래 댓글들 일부에서도 보이는 생각이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것이 시대를 가르는 심리철학과 인지과학의 기념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데 솔직히 좀 우습다.



지금까지 비실용론자들은 언제나 '앰프를 바꿨더니 저역이 단단해지고 고음이 달콤해졌어요' 따위로 말해왔다. 그때 앰프의 변경 이외에 차단된 변수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간이 변경되었을 때도 있고, 배치가 바뀌는 경우도 있고, 다른 곡을 들었을 때도 있고, 볼륨이 달랐을 때도 있고(볼륨은 기기로 체크하지 않는 이상 동일하게 맞춘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비교되는 두가지 앰프를 듣는 텀이 상당히 길었을 때도 있다. 물론 거기에 더해 주변 소음도의 영향도 서로 다를 수 있고, 청취 위치도 변화될 수 있으며, 어떤 앰프가 작동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는 당연히 공개되어진 상태이다.



그런 상태에서, 그 무엇 하나 '앰프의 변경' 이외의 변수를 차단하지 않고서 '앰프를 바꿨더니 저역이 단단해지고 고음이 달콤해졌어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그런 그런 허접하기 이를데 없는 '경험'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앰프를 바꿔야 된다는둥, 선재를 바꿔야 된다는둥, 씨디피가 영향이 크다는 둥 하는 소리들을 꽤나 진지하게 '정보'로서 교환한다. 딴은 황당한 일이 아닌가. '앰프의 소리가 다르다'라는 것을 말하고 정보로 교환할 때는 그야말로 초허접의 실험(바꿈질)에 의해 근거가 말해져도 상관없고, '앰프의 소리가 같더라'라는 것을 말하려면 21세기 인지과학과 심리철학과 과학철학의 금자탑이라도 세워야 한다는 것인가? 솔직히 개인적으로 굉장히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통계 운운하는 것도 우스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저역이 풀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지금 쓰고 있는 XX 앰프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좋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성의있는 답변들은 YY라는 앰프로 업그레이드 했을 경우 해당 스피커에 대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또 얼마나 정밀한 통계적 적확성을 확보하고 있었는가. 그저 자기가 한번 들어봤다 이것일 뿐이지 않은가. 물론 자기가 들어봤다고 하는 것 외로도 몇몇 사람들의 의견들이 더해질 수 있다. 얼마나 더해졌고 그것의 층차는 어떠하며 또 얼마나 명료하게 씨맨틱을 구성해서 그런 데이터를 들이댈 수 있었을까? 게시판에서 비실용론자들은 그런거 다 필요없다. 그냥 '내가 느꼈다' 이거 하나면 만사 오케이다. 그런데 갑자기 앰프의 차이를 인간이 진짜로 느낄 수 있는 거냐 없는 거냐를 따진다고 하니 굉장한 비용이 드는 통계수치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무슨 코메디인가. 어째서 잣대를 두개를 가지고 달려드는 것인지 대략 이해는 가는데, 예수가 했던 말을 여기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2.



새로운 종류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두개의 앰프가 있을 때, 가령 하나는 저 유명한 로텔 RA-02 앰프이고, 다른 하나는 마크레빈슨 383 정도라고 하자(가격차이 열배 정도는 돼야 해볼 재미가 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양 앰프를 박스A와 박스B에 넣는다. 물론 실험 시작 전에 넣어두어야 할테고 볼륨을 동일하게 조작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몇명의 피험자들 앞에서 A-B-A-B 순서로 들려주자. 그리고 나서 참가자들의 요청에 따라 계속 A와 B를 바꿔가며 들려주자. 이제 참가자가 10명 정도에 다다랐다면 이제는 B-A-B-A 순서로 들려주자. 그리고 물론 참가자의 요청에 따라 A와 B를 들려주기로 하자. A를 먼저 들려준 피험군과 B를 먼저 들려준 피험군의 숫자는 당연히 동일해야 하겠다.



그리고 몇가지 명료하고 단순한 평가를 하도록 따로 질문지를 만들어 본다. 해상도, 저음 확장성, 저음이 단단한 정도, 고음이 쏘는 정도, 무대를 그리는 능력, 중음역대의 투명성 등등을 주고 A가 더 나은가 B가 더 나은가 혹은 양자가 거의 동일한가를 각각의 평가기준에 따라 비교하게 해본다. 편의를 위해 A가 더 낫다고 생각하면 +1, B가 더 낫다고 생각하면 -1, 양자가 동일하거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면 0이라는 점수를 표시하기로 하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평가들에서 각 항목들이 얼마나 0점에서 멀리 있는지를 살펴보면 꽤 의미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방법은 양쪽의 볼륨을 동일하게 맞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중맹검이라는 제법 까다로운 방식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A와 B 중 어떤 것을 통해서 소리가 나오는지를 참가자가 알 수 있기 때문에 차이를 찾아내는 것에서도 훨씬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런 실험이 이미 있었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 거였다면... 관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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