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2시 가까이 되는 시간에 귀가길에 아파트 초입 편의점에 들러 물을 사서 나오는데 커다란 고양이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행동이 이상해서 가만히 살펴보니 머리 전체가 검은 비닐봉지로 단단히 묶여 괴로워하며 바둥거리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풀어주려 잡으려하니 무작정 도망가 어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몇 번이나 잡기를 시도했지만(방향을 잡지 못해 잘 달아나지 못해도 인간에게 당한 것이 커서인지) 기를 쓰고 도망가니 별 수가.... 맨손이라 사실 잡기가 조금 겁도 났고.... 결국은 놓치고 이리저리 찾다가 지나가는 경비아저씨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다른 경비아저씨들에게도 알려 보면 꼭 풀어주겠다고(동물학대라 하시며) 하시는 것을 듣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작년 가을 저녁 산책길에 인도에서 목이 잘린 고양이 시체를 본 후 이번이 두번째 쇼킹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떻게 인간이 이리도 잔인할 수 있는지....
우울하고 화나는 기분에(자꾸 비틀거리는 고양이의 모습이 아른거려) 오늘 밤 쉽게 잠들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