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엄마의 욕심이 앞서면 아이는 공부와 점점 멀어진다.
엄마: 단원평가가 있네?
예준: 응.(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엄마: 그래,그렇구나. 예준아. 시험공부 좀 해야 되지 않겠니? (1)
예준: (침묵한다.)
엄마: 예준이가 공부를 안 해서 시험 못 보면 어떻게 해? (2)
예준: 그럼 문제집 한 쪽만 할께.
엄마: 한 쪽? 한장도 아니고 겨우 한 쪽? (3)
예준: (이내 시무룩해지며) 응.
엄마: 겨우 한 쪽 풀어 가지고 시험을 잘 볼 것 같아? 몇 문제 되지도 않는데. 최소한 한장은 풀어야지. 알림장에 복습하라고 숙제 내주었는데 그것도 안 했잖아. (4)
예준: 응.
엄마: 그러니까 복습을 지금 하자고. 한 장만, 응? (5)
예준: (퉁명스럽게) 알았어.
(1)(2)와 같은 반응은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3)~(5)와 같이 일방적인 비난과 질책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에게 공부의 부담감을 심어준다. 또한 문제집을 풀게 하고 싶은 엄마의 욕구가 큰 나머지, 숙제를 하지 않은 행동까지 들춰내어 죄책감을 갖게 하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험을 못 보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
공부할 마음이 없는 아이한테 노골적으로 공부의 중요성을 강요하기보다는 "그렇구나. 시험을 보는구나!" 정도로 운을 떼며 약간의 관심만 표현해 주면서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알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의 대화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엄마가 자기 중심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는 시험에 대한 자각이 없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엄마는 점수레 초점을 맞춰 문제집 풀이를 유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는 갈등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엄마의 진짜 관심은 무엇일까? 혹시 나보다 시험이 더 중요한 걸까?"
"공부자체가 중요한가? 아니면 점수만 잘 받으면 되는 건가?"
"문제집을 꼭 풀어야 하나?"
"엄마를 진짜 기쁘게 하는 건 나 자체보다는 좋은 성적일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이 아이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이런식의 대화가 지속되다가 아이가 결국 엄마의 뜻대로 공부를 한다고 해도, 이는 자신의 욕구와 상관없이 수동적으로 이끌린 것이므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아이에게 학습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싶다면 차라리 확고하면서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원평가가 있으니 시험준비를 하려면 문제집을 몇 장 풀었으면 좋겠다."
라고 갈등 상황을 유발시키지 않도록 짧은 시간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후략......
출처
p 91~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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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뒤적거리다가...
어제 쓴 글과 상통하는 항목이 보이길래 옮겨 적습니다.
책 자체는 전형적인 [요럴땐 요렇게] 형식의 책입니다.
(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등장하는 사례들은 꽤 괜찮습니다.
이런 책 보면서 피상적으로 보면 안되고,
원리와 이해를 고려하면서 보면, 훨씬더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
저 위의 대화도, 그 자체만 보면, 별 다른 느낌이 없죠.
심하게 다그친다는 느낌도 안들고, 마치 유도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만...
저건 엄연한 통제입니다. 유도가 아닌 강압에 해당하죠.
그리고 아래 설명에 적힌 아이의 불안감은...
아이가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닌.... 무의식에서 느껴버리는 것입니다.
그걸 어른이 알아듣도록, 설명해 놓은 것입니다.
이걸 피상적으로 보면,
- 애가 무슨 이런 생각을 해? 구라치고 있네....라고 받아들일겁니다.
아이는 저런 표현능력이나 사고력이 없는 편이고,
그냥 느껴버리고 끝납니다.
부모도 모르고, 아이 자신도 모른 채....그냥 무의식에 각인되고 지나가는거죠.
어쨌던 사례가 충실한 편이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은 한번 보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피상적으로 이해해 버릴까 걱정되긴 합니다만,
안보는 것 보단 나을겁니다.
이 개념을 책 전체로 엮은 책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