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전쟁 : 보수에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
죠지 레이코프(인지언어학자)
제목만 보면 진보와 보수가 쌈질한다.. 뭐 이런 개념으로 다가옵니다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언어를 사용하는 기법]에 가깝습니다.
좋게 보면 설득력 향상, 나쁘게 보면 말장난에 가까운...
보다보니 무척 흥미가 가더군요.
그래서 ...... 아..이거 나중에 진지하게 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덮어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보수가 경제보다 문화적 반응이 더 크다는 점과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감정적이다.)
심층프레임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심층프레임은 무의식에서의 작용인데, 이건 저도 관심분야라..
나중에 진지하게 한번 연구해볼 가치가 있을거 같더군요.
책 내용이 어떤 것이냐를 쉽게 소개하면,
전에 손석희가 나온 다큐 [킹메이커]를 보신 분들은 기억할 겁니다.
(거기도 레이코프 교수가 나오죠.)
KTX매각에 대해 어떻게 표현하는가?(즉, 어떻게 프레임을 짜는가?)에 따라
다른 답을 얻는다는 내용입니다.
(출처: 킹메이커 2부 – 중도파는 중간에 있지 않다.)
-사기업에 매각한다...에는 반대표가 많고,
-경쟁체제를 도입한다...에는 찬성표가 많았습니다.
말장난인데, 사람들은 그 농간에 놀아나죠.
이 책을 좀 보고 나서,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수사학에 관심이 가더군요.
(혹시 괜찮은 수사학책(입문용) 아시는 분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어제 이 내용을 상기시키는 댓글을 봤습니다.
속으로 피식~ 하고 웃었는데, 소개를 하자면,
- 당신 같은 사람 많이 봤다. ..... 라는 표현입니다.
이는 논거나 근거가 부족한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쓰는 표현입니다.
논거가 막힌 사람이 할 말이 없을 때,
상대를 나쁘게 규정해서 끌어내림으로써
자신이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죠.
마치 자기가 위에서 다 내려다보고 있다는 뉘앙스를 가집니다.
쉽게 말해
- 너 대체 몇 살이야? ......라고 하는 말의 변형된 형태입니다.
(내가 나이가 많으니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식의....)
전형적인 권위에의 오류인데, 귄위주의에 익숙한 사람들한테는 잘 먹힙니다.
상대를 끌어내려, 자신을 더 권위 있는 존재로 부각시키고
상대의 논거를 무력화시키려는 유치한 전략이죠.
자기 논거가 분명한 사람은, 결코 저런 식의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말이 막히고, 논리가 궁할 때나 저렇게 반응합니다.
그리고 저런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치고,
논거를 명확하게 대는 사람도 드뭅니다.
권위에 기대면 쉽게 해결 되는데 (마음도 편하고),
뭐하러 논거를 찾는 수고를 하겠습니까.
다시 돌아와서...
우리는 평소 프레임에 휘둘리는 일이 꽤 많습니다.
특히 규정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습니다.
이는 [내가 나로서 명확히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를 평가하는 말에 휘둘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혀 근거도 없이, 혹은 말도 안 되는 근거로,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면,
빨갱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협조를 하는 겁니다.
매카시즘이죠.
내가 나로 분명히 존재하면, 저런 개소리는 그냥 무시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당당해지면 되는 거죠.
그럼 비겁한 말장난에 놀아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