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무하는 직장은 원래 작고하신 아버님이 만드신 업체였습니다.
93년도부터 일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왔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들놈도 생기고 하여간 중간중간에 일이 많았던 직장이었습니다.
술퍼먹고 아침에 못일어나 출근 늦게하고 아버님께 몽둥이로 맞기도 했고, 일하기 싫다고 나가서 다른일을
하다가 다시 붙잡혀 들어가기도 했던 직장이었죠.
그러다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오너가 되어 같이 일을 했습니다.
한 1달전인가 그러시더군요.
적자에 융자가 너무 많아 정리해야 겠다고 하시면서요.
그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역시 그때는 급여가 작아 다른일을 할까 생각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얼마전 장비를 팔려고 내놨는데 다른 업체의 사장님이 오셔서는 장비를 보시다가 저를 보시더니 스카웃제의를 하십니다.
일단 일한 기간도 오래되어 직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신거죠.
물론 월급이나 근무조건은 퍼팩트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때는 일단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다 했는데 자주 전화를 주셔서 러브콜을 계속 날리십니다.
한 4일전부터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아버님이 생전에 일구신 업체를 버리고(버리는건 아니겠지만 정리를 한다니...) 다른 경쟁업체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계속 가슴이 허전해지더군요.
며칠동안 일도 손에 안잡히고...
영원히 이어가는 직업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의미가 남다르니 가슴이 먹먹헌건 사실입니다.
이제 3월이면 정리를 해야하는데 어수선한 기분에 한 글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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