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결혼합니다.
그래서 신혼집을 미리 장만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이죠.
대출,매매,세금,계약, 등등
모든게 생소합니다.
무튼..
모두들 하는거니까... 저도 했습니다.
헌데 중간에서 오차가 좀 있었네요.
제가 생각한 잔금날짜와 계약서상의 잔금날짜가 다르더군요.
아주 기본적인 내용인데 이걸 실수를 해버려서
오늘 정말 하루종일 전화를 수십통을 한것 같습니다.
대출날짜를 당길수 없는가
잔금날짜를 미룰수 없는가
돈을 융통할곳은 없는가
결론은...
어찌되었던 잔금치르고 계약하는데 별탈은 없을듯 싶습니다.
대출날짜를 당길수 없다는 금융권
내가 손님이지만 손님이 아닌듯한 느낌...
잔금날짜를 미룰수 없다는 세입자와 집주인, 그리고 부동산.
계약서를 이야기 하며 칼처럼 잘라내는 세입자와 집주인.
내편은 전혀 들어주지 않는 부동산.
주변 어디서도 당장 융통할곳이 없는 돈. 금액이 너무 큰게 문제였네요.
하루종일 너무 신경을 써서 조금전 잠시 눈을 좀 붙이고 방금 일어났네요.
결혼할 애인님.
부모님이 안계세요.
이쁘고 싹싹하고 활달하고 성격좋고 똑똑하고 요리잘하고 똑부러지고
저랑 결혼하기는 벅찬상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빠가 한명 있어요.
어릴때부터 사이가 꽤나 좋았다고 하더군요.
2년전 어머님이 마지막으로 돌아가시고는 오빠와 함께 살았는데
작년 여름쯔음부터
새언니와의 작은 트러블이 쌓이고 쌓여,
오빠와도 사이가 소원해지더니 결국은
따로 나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저를 만나면서 꽤나 여러번 새언니와 오빠 험담을 했었죠.
특히 새언니 험담을 많이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남은 피붙이라 그런지 오빠에 대해서는 많이 관대하고
애증도 큰듯 싶었습니다.
애인님과 오빠의 사이 자체가 소원하니
저역시 오빠분을 만난다거나 연락해 보기가 껄끄러웠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저희끼리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오빠에게 먼저 말씀도 드리고 양해도 구하고
저와 당신의 여동생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좀 나누고....
그랬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지요.
어쩌면 애인님과 오빠의 관계가 소원해서 제가 연락을 안했다는건
핑계일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 상황에서 누가 살갑게 연락을 주고 받으며 지낼수가 있을까요...
당장에 애인님과 조차도 사이가 좋지 않은 오빤데...
그들 서로도 필요한때 이외에는 연락을 하지 않는데...
헌데 오늘 뜬금없이 애인님이 맘상해 하더군요.
본인은 본인이고 오빠는 오빠라는 겁니다.
사이가 좋든 말든
네가 할도리는 해야하는게 아니냐고....
분명 틀린말은 아닙니다만...
좀 억울하기도 하고...
진짜 내가 많이 무심했던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현 상황에선, 어찌보면 애인님의 오빠가 애인님의 부모님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결혼식 날짜도 잡은 마당에 오빠에게 연락한번 하지 않으니
그게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그래
내 할도리는 하자.
오빠분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별일 없으시냐
아이는 잘 크느냐
지난 설은 잘 지내셨냐
하시는 일은 잘 되시느냐.....
통상적이고 뻔한 말들을 생각하면서
전화를 했습니다.
오빠분께서 받더니
어색한 인삿말이 오가고서
곧바로
무슨일로 전화를 했느냐??
하고 물으시더군요.
아...
당황했습니다.
뜬금없이 전화를 해서, 무슨일이냐고 물으셨는데
거기다 대고, 아이는 잘 크느냐, 하는일은 잘 되시냐
이따위의 대화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상견례 날짜를 물어봤습니다.
편하신날 날짜를 한번 맞춰보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빠분께서는 여동생을 통해 말을 전달하겠다고 하시고
통화를 마쳤어요.
아...
정말 혼란 스럽습니다.
평소 연락도 한번 없던 사람이 갑자기 전화와서
다짜고짜 상견례 이야기를 하니
오빠분께서 기분이 상했을듯 하기도하고...
나도 뭔가 억울하긴 한데...
나도 분명 잘못한것도 있고...
애인님께 전화하니 여전히 맘상해하는 목소리...
어디 하소연이라도 하고싶은데
이런 하소연을 다 들어줄만한 친구도 없는것 같고...
아는 형님이나 동생도 없는것 같고...
항상 이런 속상한일이 있을때마다
와싸다와 와서 많은 위로를 받고 갑니다.
오늘 불금인데 많이 쓸쓸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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