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싸다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그러고 보니 제가 와싸다 여러분께 인사도 못 드리고 이제까지 지내온 것이었군요.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월이 하수상한 시절이구나! 이렇게 변명 아닌 변명으로 얼렁뚱땅 두리뭉실 지나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뒤늦은 자각에 뒤늦게나마 인사를 드립니다. 송구합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께서 짐작하다시피 저는 젊은이靑春입니다.^^ '작별은 짧게' 이런 말이 있듯이 그에 대한 댓구는 '인사도 짧게' 이지요. 끝으로 고정희 시인의 '사십대' 로 저의 멋쩍은 인사말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십대
사십대 문턱에 들어서면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기다릴 인연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아니, 와 있는 인연들을 조심스레 접어두고
보속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씨뿌리는 이십대도
가꾸는 삼십대도 아주 빠르게 흘러
거두는 사십대 이랑에 들어서면
가야 할 길이 멀지 않다는 것도 안다
선택할 끈이 길지 않다는 것도 안다
방황하던 시절이나
지루하던 고비도 눈물겹게 그러안고
인생의 지도를 마감해야 한다
쭉정이든 알곡이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대,
사십대 들녘에 들어서면
땅바닥에 침을 퉤, 뱉아도
그것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안다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출전: 고정희 시전집, 고정희, 또하나의문화, 2010
P.S. 나의 소원은 원상복귀 할 날을 기다리며, 제자리에 가장 어울리는 곳은 눈팅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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