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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을 찾고 싶었던 3번의 프리젠테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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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9 15:4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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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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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을 찾고 싶었던 3번의 프리젠테이션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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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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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 때에는 국내 S/W 산업에서 이름이 좀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S/W 관련 프리젠테이션과 상담을 꽤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사람 앞에서도 떨지 않습니다만... 수 천 번의 프리젠테이션 중에 3번의 프리젠테이션이 기억이 납니다.
1. 대학원 스승님과 후배들의 시간을 낭비한 쥐구멍 프리젠테이션
대학원에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교수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당시 최고의 화두였던) 데이터웨어하우징 기법에 대해 특강을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내용 밖에 몰라서 사이베이스 데이터웨어하우징 컨설턴트를 설득해서 대대적인 홍보를 했는데...
하필 특강 3일 전에 컨설턴트가 사표를 냈고 이제는 더 이상 사이베이스의 이름으로는 강의를 하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급하게라도 취소를 했어야 했는데, 컨설턴트를 설득해서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대로 진행했다가... 제가 교과서 수준의 강의를 하게 되었고, 참으로 민망한 특강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경험이 있을 겁니다. "원래 이 강의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로 시작되는 강의는 시간낭비입니다.
2. 안철수교수님에게 소프트웨어 공학을 강의하라니
아주 두꺼운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에 대한 책을 번역했는데 S/W, 영어, 경영학 모두를 알아야 번역할 수 있는 책이라 상당한 인기를 끌었었죠.
안랩에서 연락이 와서 소프트웨어 공학에 대해 간단한 세미나를 해달라고 해서 평소에 하는 기업방문 세미나 정도로 생각하고 그러겠다고 승낙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보통일이 아니게 번지더군요.
제게 연락했던 직원이 안철수대표이사님에게 품의를 올렸고 소프트웨어 요구사항관리에 대한 강의가 없던 때라 전직원 필참의 특강으로 일이 번진겁니다.
2시간 정도 프리젠테이션하고 질의응답 받는 것은 걱정이 안되었지만 제가 존경하던 안철수교수님 앞에서는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정중하게 사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안철수교수님과 오랜시간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하며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안하기를 잘 했다는 마음입니다.
안철수의원에 대해서는 20년 전부터 이래 저래 간접경험을 했는데 참 좋은 분입니다. 그래서 요즘도 그 분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3. 삼성전자 본진에서 돌직구를 던졌으니
소프트웨어의 유비쿼터스에 대해 부장급 이상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되었는데, 삼성전자이다 보니 일부러 TV가 홈네트워킹에서 맡게 될 역할을 예로 들었죠.
그런데 일부 참석자의 반응이 상당히 과격한 것입니다. 그리고 초청하신 분도 무척 난감해하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제가 돌직구를 던졌더군요. 당시에 삼성전자는 홈네트워킹의 컨트롤센터로 셋탑박스를 선정하고 그 사업을 추진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어가서 컨트롤센터는 뭐가 되어도 상관없고 심지어 외부에 있어도 된다고 했으니...
이런 일은 많았죠. 지금은 바뀐 제일은행에 들어가서 (광주은행 등이 참담하게 실패한) 자바기반의 분산컴퓨팅을 맹렬하게 비판하고 "돈이 많으면 해도 됩니다"라고 했는데... 제일은행 자바 분산컴퓨팅 사업팀이 그 자리에 있었더군요.
대놓고 반론은 못하고 18... 18... 소리가 작게 들리더군요. 물론 당시의 자바 기술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 사업은 실패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바뀌어서 S/W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은 물론이고 관심도 끊었습니다. 가끔씩 역사관련 강의만 합니다.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이승만을 비롯한 몇 몇 인물에 대해 원색적인 비평을 하는 돌직구 버릇은 여전합니다.
PS. 되돌아보니 제가 황금광을 많이 방문했었군요.
인터파크 초창기 시절... NC 소프트 극초기 시절... 김택진사장님은 그 시절에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어려운 시절에 1,000만원만 투자했었다면...
한 때 대단했던 데브피아 개발자 커뮤니티의 서버 한 대의 비용 50%는 제가 돈을 빌려줬었죠. 나중에 그 돈만(!) 돌려받았습니다.
PS.1.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마치 제가 S/W의 대가처럼 과장이 되었습니다. 그냥 오랜기간 동안 S/W 산업에서 많은 회사와 개발자를 만난 것 뿐입니다. 옛추억을 단편적으로 정리하다 보니 상당한 채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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