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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21일 제주 벤처마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월말까지 창당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언론은 이날 오전 안 의원의 기자간담회 소식을 긴급 타전하면서 한국사회에도 곧 '중도신당'이 탄생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날아간 안 의원의 일문일답 전문 중엔 유독 제 눈길을 잡아끈 대목이 있었습니다. 일문일답 중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일단 일문일답을 보시겠습니다.
- 지난 10일 교과서 논란과 관련해 금태섭 새정추 대변인이 정파나 좌우 진영 간의 이념전쟁으로 변질돼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제주 사회에서는 교학사 교과서를 폐기하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안 의원은 역사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이념논쟁으로 변질됐다고 규정하는지.
"교과서 문제에 대해 저희들은 아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지금 대한민국을 반으로 분열시키는 문제에 대해 양쪽 다 문제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들을 내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틀렸다고 보는 생각이 우리나라를 둘로 쪼개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저희들이 드린 말씀이 맘에 안 드실 순 있지만, 문제의식 자체가 서로 다른 생각이 다 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말씀드린다."
"교학사 교과서 문제는 팩트 문제지 견해차 아니다"
친일독재 미화 문제로 전국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채택률 0%를 나타내고 있는 교학사 문제에 대한 안 의원의 인식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입니다. 안철수 의원의 발언은 지난 10일 안철수 의원 측의 신당 창당 준비 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금태섭 대변인이 밝힌 바와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안 의원 본인의 입으로 직접 교과서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무엇보다 이날 제주 기자회견의 중심의제는 '3월 창당'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기자들로부터 안철수 의원의 역사인식과 교과서 문제에 대한 입장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안 의원의 입장이 알려지자 역사학자들과 역사연구단체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역사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고문당한 것을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적어도 민주주의 상식과 인권의 보편적 원칙이 제대로 선 상태에서 서로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상식과 인권의 보편 원칙을 깬 사람들, 또 그걸 깬 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 자체를 분열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 교수는 "서로 다른 견해를 존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역사학엔 기본이 있다"며 "있었던 것을 없었다고 하면 안 되고 없었던 것을 있었다고 해서도 안 된다, 있었던 것을 없었다고 하는 자들과 타협할 수 없고, 또 없었던 것을 있었던 것으로 미화하는 자들과도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특히 한 교수는 "독재시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수많은 일들에 대한 팩트(사실)를 공유한 토대 위에서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논의할 때는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있어야 하지만 이번 교학사 교과서 문제는 있었던 것을 없었다고 한다거나 없었던 것을 있었다고 하면서 그것이 사실관계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면 종북이고 좌빨이라고 한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그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점을 지적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가치와 정신이 있는데 이번 교학사 교과서 문제는 그런 가치와 정신에 위배돼 비판받았던 것"이라며 "교학사의 역사왜곡 문제를 전형적인 양비론으로 보는 것은 이번 교과서 파문 문제의 본질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안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양 해놓은 교학사의 역사왜곡 문제를 어떻게 양비론으로 비판하느냐"며 "이미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 0%가 보여주는 것은 교학사 교과서의 필자들이 깨려고 하는 한국사회의 기본 가치를 시민들은 지켜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사회 기본 가치에 대해 이념적으로 양분해서 양비론으로 비판하며 이념대결로 몰아가려는 현 정권의 입장과 안철수 의원의 입장은 전혀 다를 바 없다"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병욱 교수 "보수언론이 이데올로기 문제로 매도,안철수 말려든 것"
역사학자인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안 의원이 교과서 문제에 대해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교학사 교과서 파문은 서로(진보와 보수) 의견이 달라서 다투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명징하게 드러난 역사적 사실과 실체에 대해 기득권의 논리로 미화하려는 역사왜곡에 대한 문제제기였다"고 정리했습니다.
안 교수는 "이번 교학사 파문은 어떤 사건에 대한 입장과 견해를 달리하는 문제가 전혀 아니"라며 "한국사에서 특권 기득권층에게 유리하도록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데 대한 문제제기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것은 과거 전제 군주가 가문의 신화적 치장을 통해 군림하려고 했던 전근대시대와 비슷한 일이며 그것을 현 집권세력인 박근혜정부가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이 앞장서서 교학사 교과서 파문을 갖고 좌익사관 우익사관 하면서 사관을 양분시키려 하는 것은 명백하게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안 교수는 "초등학교 수준도 안 되는 교과서를 만들어서 미래세대를 교육하려는 어불성설의 폭거가 바로 교학사 교과서 파문"이라며 "이것을 보수언론이 좌익사관의 문제로 몰아가면서 이데올로기 문제로 매도하는 구도에 안철수 의원이 말려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안 교수는 "이번 교학사 교과서 파문은 역사해석에 관한 논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미 확립된 과거사실을 뒤집어 왜곡시키려고 하는 데 대한 문명사적 도전이며 상식 밖의 일에 대한 국민적 일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 파문은 전국적으로 역사왜곡에 대항해 학생과 학부모, 시민사회가 함께 싸워 피플파워의 저력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친일독재 행적을 미화하고 그것도 모자라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취소한 학교에 대해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나서는 등 정부가 역사왜곡의 주체로 나서는 데 대한 국민적 저항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안 의원의 역사인식이 이정도라면 과연 지지자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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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의 역사의식...
그가 한 말에서 그의 역사관을
유추해보고 그를 판단하는 것이
바로 유권자의 몫 이라 생각됩니다.
펙트의 왜곡을 이념문제로 바라보는...
이분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의 몫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