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남포동 지하도를 걸어가는데 웬 사람들 몇이
다리 들 시간 됐다며 바쁘게 뚸어가길래 뭐지?하고 잰 걸음으로
지상으로 나오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새로 지은 영도다리쪽으로
가는겁니다.그때서야 아! 새 다리를 드는구나..
하는 감격으로 조금씩 머리를 드는 거대한 구조물을 보게 됐습니다.
초등학교때 부산 구경차 와서 영도다리 드는 걸 본 그 까마득한 세월의 그 경이로움이
생생한데 이걸보게 되다니.. 하며 안도 했더 랬습니다
다리양쪽으로 새까맣게 모여선 인산 인해 속에서
전 웬지 누선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나오는 걸 주체치 못했습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현인 선생의 "굳세어라 금순아"의 구성진 노래는
한번 터진 누선에 기름을 붓듯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꼿꼿하게 선 다리를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전 그것도 깜빡잊고 그저 그 당시의 경이로움으로 지켜만 봤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일본의 기술로 지어졌지만, 이제 우리의 기술로 더 크게
만들어 졌다는 것의 뿌듯함과 ,
옛것에의 그리움이 사무쳐 이나마의 볼것에 대한 배려에도 감동하기에
장난아니게 나이깨나 훌친 현실도 되돌아 보여지는 현장이었습니다.
잠시후 다리가 채 내려오기 전에 다리끝으로 난 돌계단을
서둘러 내려와 그곳 바다에 면한 길 쪽에서 커피를 파시는
할아버지와 대화도 나눌겸 따끈한 유자차 한잔을 시키고 할아버지께
몇가지를 여쭈었습니다.80이 몇해 지난 연세와 먹고 살만하지만
새다리가 개통되는 시기에 맞춰
이곳에 자리잡았다는 것과
개통이 며칠 됐지만 매일 봐도 좋고,
수많은 관람객들이 있어 좋고 ,울려퍼지는 현인의 노래에 눈물나서 좋다고
하더군요.전쟁 당시에는
그 자리가 이산의 아픔이 만나는 자리고
그런 연유로 점집 또한 많았다고 나 또한 알고 있는 사실들을
부연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할아버지 이동커피를 뒤로하고 자갈치 시장 쪽으로
몇걸음 더 걸어가니 나이드신 아짐씨들의 좌판이 눈에 띄더군요.
석쇄에 고등어와 막걸리를
파시는 건데 대작할 동행이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비록 한 낮 이고 ,그리고 술이 약하지만
이상하게 앉아서 고갈비에 한잔 했으면 하는 유혹이 강하게 저를 잡아당겼습니다.
그러나 다음을 기약하며 참아야 했습니다.
아아!!사라지는 모든 정있는 것들이여 !!
나는 그대들 만으로도 벅찬한숨이 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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