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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와 행복...^(답장 형식으로)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1-11 18:17:16
추천수 9
조회수   422

제목

노숙자와 행복...^(답장 형식으로)

글쓴이

이민재 [가입일자 : ]
내용
길어서 댓글보다는 별도의 답장으로 적어 봅니다.



첫 번째 얘기. 제가 아주 어렸을 때 한강변 근처에 살았습니다. 가을 어느 날 운동 겸 산책을 하러 갔었지요. 지금으로 말하자면 한강변 고수부지 즉 한강공원입니다. 산책을 하는 도중이었는지 아니면 운동을 다하고 나서 한강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지금 기억으로서는 알 길이 없지요.



어느 순간 남루한 옷차림을 한 나그네가 제 눈에 담기고 기지개를 켜고 세수를 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손바가지에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더군요. 그것도 모자랐는지 마른 신체를 大자로 엎드려 강물을 축이는 모습이란. 이 모든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하고 나서 저벅저벅 나에게 다가오는데…….



두 번째 얘기. 서울 시내 길거리에서 오다가다 만났습니다. 그때 만났던 사람은 사십 고비의 중년 사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인생의 중대사에서 한 참 방황할 때였습니다. 몇 날 몇 일 생활을 같이 하며 대화를 나누어 보니 그의 인생 우여곡절은 필설로 다 할 수가 없더군요. 제가 그때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조금 배웠다 하면 너무 건방진 얘기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약해서 한 줄 결론입니다. 인생은 다양하고 내가 아무리 안타까워한다 할지라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강변의 모래알보다도 많구나를, 어느 인생이든지 함부로 재단하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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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4-01-11 18:39:03
답글

세상은 넓고 사연은 많다.....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민재님..<br />
그러니 함부로 다른 사람을 속단하기가 어렵죠?

강민구 2014-01-11 19:03:41
답글

교수님왈 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되기만 하면 세상에서 젤 편한게 거지랑 교수라고 우스게 소리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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