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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 이야기-5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4-01-07 19:44:50
추천수 4
조회수   1,997

제목

불효자 이야기-5

글쓴이

차석주 [가입일자 : 2003-12-10]
내용
할아버지는 전 얼굴도 못봤습니다.



4.19때 돌아가셨다니 아버지가 중학교 다니던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이부분은 제가 겪은게 아니고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족보나 예전 고조부 벼슬하신 증거자료(?)들을 확인하니 맞는듯 합니다.



할아버지가 이천에서 700석군 정도 되었답니다.

할아버지는 5대 독자이고,,,,아버지를 40 넘으셔서 보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6대 독자죠



할아버지는 평생 한량으로 지내다가 아버지를 보고서,,,무엇인가를 남기셔야겠다는

생각에 전답을 정리해 월미도에 목재수입상을 차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리자 마자 6.25로 잿더미,,,,



홧병으로 몸져 누워서 시름시름 앓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신 시기에 고모나이 26살,,,이미 시집가서 애도 낳고,,,,

아버지는 16살,,,애 였죠



할아버지 돌아가시자마자 고모는 득달같이 와서 월미도 땅과 남은 전답을 정리해서 과소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친정에서 가져간 돈과 할아버지 사후에 정리한 돈까지 모두 날리고,,,결국 사치를 사유로 이혼



아버지는 16살에 할머니를 부양해야만 했습니다. 막노동, 연탄 배달 등등



일하는게 힘들어서 외할아버지가 한재산 떼어준다는 소리에 23살에 한살 많은 얼굴이 흉한 어머님과 결혼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파산,,,,





1985년 -계속



아버지는 15살이면 다 컸으니 가족을 부양하라고 말하셨습니다. 뭐 그때 키가 170 정도 였으니 몸은 어른 코스프레^^

건강한 41살의 아버지가 15살의 아들에게 할말은 아닌거죠?



아버지는 이때부터 늙은 아버지에게 효도 어쩌고 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고등학교를 안가면 군대도 면제라고 설득하셨습니다. ㅡ,.ㅡ;;



그래도 학교는 갔고,,,,토요일 오후에 가게에 나오면 정말 매섭게 욕을 하셨습니다.

기존의 많이 사용되는 육두문자의 억양이 아주 환타스틱했습니다.

제일 서러웠던게 작업모 쓰고있던 머리를 파이프렌치로 후려치면,,,ㅠㅠ



어머니가 옆에 있으면 감싸주실텐데 꼭 가게가 아닌곳에서만 욕하고 때리고,,,

한번은 파이프렌치를 팔로 막았습니다. 바로 부러지더군요^^ 한 두어달 쉬었습니다.

고등학교 원서 쓸때 어머니랑 몰래 인문계로,,,에효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1988년



다른 분들은 올림픽이 떠오르겠지만, 저는 전교조, 환단고기, 임종석등등이

떠오릅니다.



프롤레타리아와 브르조아,,,,사회주의

재화의 경제적 유한성으로 인한 공산주의의 무조건적인 실패 등등

엊그제 이야기하던 친구들과 치열하게 토론 했습니다. 멱살잡이도 하고 어깨동무도 하고



하지만 현실은 늘 주말마다 일하고, 방학이면 한참 자랄 나이인데도 거의 노가다 인지라 살이 빠지더군요.

가을부터는 공부한다고 아예 가게에 안나갔습니다.



사실 공부는 안하고 친구들 혹은 선배들과 토론을 빙자해서 놀았습니다. ㅡ,.ㅡ;;



아버지는 저 대신 이제 중3인 남동생을 불러 들였습니다.

형제중 제일 공부 못하는 녀석이라,,,,늘 부모님의 칭찬에 목말라 하던 놈인데

"네가 효자"라는 칭찬에,,,,

동생놈은 몸 안사리고 일합니다. 그래서 만날 팔뚝이며 손이 까져서 들어오고,,,



몇번이나 동생에게 이야기 합니다. 아버지어머니가 네 인생 살아주는것 아니다.

공부해라. 공부해서 독립해라



이 이야기 하다가 아버지에게 뺨을 맞았습니다. 두번째 날아오는 손을 붙잡았습니다.

이미 아비와 자식이 아닌 수컷대 수컷이 된거죠

아버지의 발이 날아왔습니다. 그냥 다리걸어 넘어뜨렸습니다.

눈 똑바로 뜨고 대들었습니다.

동생이 막아서더군요. 아버지는 죽인다고 부엌칼 들고 왕왕,,,,,

자식새끼 찔러보라고 저도 악악거리며 웃통 벗고,,,, 칼에 긁혀서 피가 낭자하고,,,

어머니도 제 등짝을 때리고, 여동생은 다리 붙잡고 울고,,,,,



충남 청양이 고향인 친구 자취집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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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섭 2014-01-07 20:07:36
답글

한편의 드라마 같네요

권영호 2014-01-07 20:15:03
답글

담담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br />
인생 선배님이 귀한 경험담 들려주시니 감사할 따름이구요(__)

김종백 2014-01-07 20:31:54
답글

석주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전 거저 산것 같네요.<br />
잘읽고 있습니다.

윤현수 2014-01-07 21:12:24
답글

이미 책을 다 써놓고 조금씩 푸는건가요?<br />
하여튼 예전부터 와싸다에는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오랫만에 좋은 글을 봅니다.<br />
저도 어릴적 에 여러가지 일을 겪었지만 석주님앞엔 명함도 못내밀겠네요.. 아뭏튼 계속 주우욱 잘보고있습니다.나는 참 행운아였구나하고 느껴지네요.

이호 2014-01-07 21:27:04
답글

마지막 부분이 압권이네요....ㅠㅠ

박성건 2014-01-07 21:36:41
답글

참 마음이 아프네요.

김민수 2014-01-07 22:00:09
답글

열혈한 독자가 되었숩니다...<br />
6편 기다려져요..

김보연 2014-01-07 22:09:24
답글

아, 여기도 청양이 고향인 그 친구가 등장하는군요.

권민수 2014-01-07 22:23:21
답글

오우 정말 글 잘쓰시네요 혹시 소설가 이신가요?<br />

이종희 2014-01-07 22:50:18
답글

우리집 이야기랑 거의 비슷하네요..ㅎㅎ<br />
뭐 다 지난 일이죠...

성덕호 2014-01-08 08:14:53
답글

저는 거저 살았습니다 훌쩍

박용찬 2014-01-08 08:39:21
답글

전교조... 임종석 등등은 1989년입니다. 제가 1학년이던 시절^^<br />
<br />
그리고... 대단하셔요 ㅠ.ㅠ

진성기 2014-01-08 09:12:36
답글

아버지라는 이름이 함부로 불러지는 것은 아니군요<br />

이승규 2014-01-08 09:47:37
답글

짧은 글인데도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이 왠만한 소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것 같습니다..<br />
<br />
열혈독자 한명 추가입니다.. ^__^;

김철진 2014-01-08 21:24:09
답글

이야..이건 머.... <br />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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