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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얼마나 이기적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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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3 10:0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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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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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얼마나 이기적인가...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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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가입일자 : 2006-09-19]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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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폐지".. 500일 외침 귀 기울이자
2일 서울 5호선 광화문역 지하보도의 천막농성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2012년 8월 12일 농성을 시작한 지 꼭 500일째 되는 날이었다.
'500'이란 숫자는 이들에게 희망이자 실망의 기록이었다. 두 번의 혹한과 혹서를 버텨냈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높지 않았다. 뇌병변 1급 장애인 한규섭씨는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농성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조차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더위나 추위보다 더 힘든 건 무관심이다. 정부가 귀 기울이지 않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오래 외쳤는데 행인들의 관심도 여전히 높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이들이 반향 없는 외침을 하는 동안 많은 장애인들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2월 29일 대구 달서구에서는 3급 지체장애인 이모씨가 혼자 휴대용 가스버너로 불을 피우다 화재로 숨졌다. '경증'이라는 이유로 활동지원 서비스 대상이 아니었던 그는 욕창이 생긴 몸으로 불길을 피하다 목숨을 잃었다. 활동지원 서비스는 1∼2급(중복장애의 경우 3급까지) 장애인만 신청할 수 있다.
앞서 17일에는 역시 서비스 신청 대상이 아닌 4급 지체장애인 강모씨가 전기장판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로 세상을 떠났다. 하반신 마비에 알코올성 치매가 있었던 강씨는 '경증' 장애인으로 분류돼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장애인을 '등급'으로 나눠 일률적으로 서비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장애인등급제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사각지대 해소를 내걸고 지난해 장애인등급제 폐지를 공식 발표했던 정부는 아직까지 추진스케줄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 500일간 농성장의 장애인들을 지탱해준 힘은 어떤 이들의 '작은 관심'이었다. 하루에 3만∼4만원 꼴로 모인 기부금은 2000만원에 육박했고, '장애인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에 호응해준 서명자도 8만명을 넘어섰다. 간이침대와 냉장고, 귤, 커피 같은 천막농성장 물품들은 시민단체들이 십시일반 도와준 것들이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출퇴근길에 농성장 앞을 오가던 시민이 피자, 도넛 같은 걸 사들고 오는 일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이형숙 집행위원장도 "관심 갖는 이들이 점차 늘어난다. 그들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영미 조성은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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