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분 회원님들께서
제목에 "이 시국에"라는 말씀을 붙이는 것을 볼 때면 먹먹해 집니다.
"이 시국"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것이겠지요.
다만, 그런식으로 자조적으로 스스로를 주눅들이고, 죄의식을 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싶습니다.
이 시국에라며 양해를 구하고, 스스로의 진을 빼고, 어색함을 표현하는 것이
싸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 미안해지게 하는 표현이고,
싸울 이유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싸우는 사람을 비난하게 하는 소재거리며,
정치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우울한 분위기를 조성해서 게시판을 흐리는 나쁜 행위로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말씀을 붙이시는 분들이 더욱더 싸우는 분들께 미안함을 가지고 계시기에 그리 표현 하시는 것이리라 봅니다.
그러나, 전쟁을 해도, 전쟁에 참여중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일상을 보내야 하고, 그것이 옳은 것이듯, 누군가는 일상을 보내고, 정치와 무관하게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장애인에게 신경을 더 쓰면 오히려 더 불편해 한다고 합니다.
(저는 장애인이 아니라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정치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자유게시판이 정치 때문에 분위기 다운되는 것을 볼 때 마다, 별로 도움도 못 되는 저도 게시판에 시국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잘못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미안한 만큼 응원하고, 후원하는 것이 필요 할 수는 있으나,
일상에 당당한 것이, 오히려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명분을 세우고, 그분들이 쉬어야 할 때, 편안히 쉴 곳을 만들어주는 진정한 응원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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