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법과 종교로 먹고사는 친구 셋과 나누던 한담이 지난 부정선거로 이어졌습니다.
심증은 애시당초 있었고 이제는 물증도 넘쳐나는 부정선거를 두고 법사들과 목사가 한 마디씩 했습니다. 선거결과를 번복할 때 얻을 작은 실익, 그리고 법적이고도 정치적인 안정의 필요성을 말하는 친구도 있고, 법적인 판단을 지켜보고 소리를 높여도 늦지 않을 거라는 아득한 소리를 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답답해서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독일에서 나치가 득세하고 일본에서 이른바 대정민주주의가 무너졌을 때도 법학자들과 종교인들은 똑같은 이야기로 새로운 괴한들의 똥꼬를 핥았지. 이젠 누구 죄가 더 무거운지 판단이 안 선다."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정조'라는 개(들아 미안) 풀 뜯어먹는 전설적 판결문 이래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 못한다'를 거쳐 '경국대전 이래로 서울이 수도임은 관습헌법'으로 참 도도하게도 이어져온 법조인들의 집단매춘은 이번 부정선거를 두고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니 무슨 증거가 더 나오고 양심선언이 터져도 법으로는 기대 난망이죠.
남과 북에서 일년 터울로 일어난 쿠데타는 몇 가지 점에서 서로 닮았군요.
둘 다 친위쿠데타란 것, 등 따시고 영혼 없는 조무래기들의 집단매춘이 앞으로도 쭈욱 친위쿠데타 세력을 옹호하리라는 것.
친위쿠데타라는 제 말에 흠칫들 하는 모습에서, 문득 오래 전 'people'을 '인민'으로 번역한 걸 두고 몹시 난감해하던 어느 진보적 편집장이 떠올랐습니다.
"다들 알아서 흠칫거리는 시절이 다시 돌아왔네..."
친구 하나가 새삼 자조 섞인 비아냥을 날립니다.
그렇게 강남 파이낸스센터 지하에 어느 재벌이 상속용으로 깔아놓은 폴바셋이란 따신 카페에 앉아 넷이서 3만원 주고 커피를 홀짝이면서, 불온한 단어가 튀어나올 때마다 연신 흠칫거려가며, 저를 포함한 조무래기 강남진보들은 조금씩 말을 잃어갔습니다.
우리도 어쩌면 이미 집단매춘의 짜릿한 화대에 길들어져버렸는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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