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 김광석씨의 노래이야기+인생이야기 음반의 곡들을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노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연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부분들이 들어있어서 더 좋네요.
녹취를 한것이 아니니 그냥 기억나는대로 적어봅니다..
91년도 5월 말일날.. 병원에서 놀랐습니다.
큰 딸.. 큰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얼굴이 의사가 아니라 접니다. 의사는 그때 출근하고 있었고 간호사는 잠깐 뭘 준비하고 온다고 간 사이에.. 애가 태어나서.. 아이를 제가 받았어요.
많이 놀랐죠. 사람이 이렇게 태어나는구나. 놀라기도 했지만.. 괴기영화 저리가라더군요..
참 신기해요. 남자들이 꼭 봐야해요.
그런데 그날 그러고 나서 놀래서 가만히 있다가 밖에 잠깐 나왔는데..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도 쉽게 안보이더군요. 잘생겼건 못생겼건 있는자건 없는자건 다 그렇게 태어나는구나.. 다들 소중하게..
좀 없다 싶으면 슬쩍 무시하고, 좀 낫다 싶으면 괜히 절절메고 그랬던 제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더군요.. 다 똑같구나. 그때 그런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가 자유롭게 라는 노래입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대 위 한 가운데 둥그렇게 조명이 내려오고, 김광석씨가 의자 하나 놓고 앉아서 통기타를 어깨에 끼우고.. 약간은 수줍은 듯한 말씨로 조심조심 이야기하는 광경이 눈에 보이는 듯도 하고.. 이야기 사이 사이에 웃고 공감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맞습니다. 사람들 다 그렇게 태어났죠.. 부모가 애쓰고 고통을 참으면서.. 태어난 아이를 가만히 씻기고 배냇저고리로 감싸서 바라보고..
서로가 서로를 소중하게 대하는 그런 세상은 없을까 하는 감상에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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