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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 도덕적 위기에 중립지킨 자 위해 예약"
중략...
대자보 완성 전에 들이닥친 선생님, 그리고...
우리는 대자보를 완성하지 못했다. 마땅히 대자보를 쓸 자리도 없던 우리는 차가운 교실에 돗자리를 깔고 쓰고 있었다. 그렇게 대자보 마지막줄이 완성되고 있던 차, 종례를 하려던 담임 선생님이 들이닥친 것이었다.
선생님은 분주하게 마무리를 하려는 우리를 보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 어디에 붙일 생각이냐고 추궁하였지만 우리는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담임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대자보를 빼앗아 가셨다.
우리는 멍하니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멍청히 앉아 그냥 빼앗길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우리는 곧 교무실로 선생님을 찾아 내려갔다. 선생님은 우리가 외압에 의해 쓰게 된 것은 아닌지, 또 문제가 생겨 골치 아픈 일이 생기지는 아닐지 걱정하는 말을 늘어놓으셨다.
그렇게 한 시간의 설교와 실랑이 끝에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려던 우리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다행히도 선생님에게 사정사정해 대자보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대자보는 빼앗겼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슬프고 분노가 치밀었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우리들의 행동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만 하는 선생님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는 했지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상황에 화가 났다. 우리들의 외침을 우리 학교 학생들은 평생 듣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슬펐다.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대자보를 빼앗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친구는 내 입시, 내 취업이 먼저가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 언제나 적극적일 것이라 답한다고 싶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세상이 바뀔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때로는 내 촛불 하나가 너무도 미약해 과연 세상을 밝힐 수 있을지 절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미약한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어떻게 횃불이 되는지를. 일렁이는 촛불의 파도를. 가만히 앉아만 있다면 그 어느 것도 바뀌지 않지만, 내가 촛불을 들고, 당신이 촛불을 들고, 우리가 촛불을 들면 그것은 파도가 되고 언젠가 저 멀리, 견고하게 서 있는 불합리의 벽도 허물어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고에 다니는 여학생이 쓴 대자보 이야기 입니다
청소년 부터 국민 모두가 민주주의를 애타게 찾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