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이 밤새 불어
새벽에 몇번인가 잠을 깨었다.
위이이잉.....
먼곳에서 일어 난 소리가 모여서 바람이 된다.
바닷가 모래에 쓸리는 파도 소리.
깊은 산 속 나무잎끼리 스치는 소리.
바람이 달려와 유리 창에 부딪히며 소리를 토해낸다.
위이잉....
잠이 든 애들 머리 맡에 앉아서,
밤이 지나도 들어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네의 한숨 소리.
밤새 산고에 뒤척이는 소의 앓는 소리.
그리고 두견이 우는 소리
위이잉....
조그마한 문틈이라도 무지막지하게 비집고 들어 오려는 바람.
먼데서 모인 소리들이 모여서 바람이 된다.
산사의 풍경이 흔들리는 소리.
교회의 새벽 기도 소리.
한 바람이 가고 또 한 바람이 오고....
동쪽으로 치닫는 바람에게 그리운 사람의 안부를 전한다.
난 잘 있으니 걱정말고.
위이잉...
그저 편안히 잘 있으라고...
위이이잉.....
소리나지 않는 마음 속의 소리도 모여서 바람이 된다.........
....이런 날의 커피는 각별히 더 진하게 와 닿는다는 사실을
몇번의 경험으로 아는 나는
머그 잔에 조심스레 더치 커피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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