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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새들이 꽃 지는 소리를 입에 물고 날아갔다
요사채 댓돌에 젊은 중이 앉아 있다
러닝셔츠 바람에 선글라스를 끼고
어깨가 섹시한
동백 한 송이 떨어졌다
이만 총총
짧은 인사처럼
바람에 색이 묻어났다
길이 멀어서 허공도 짐이 되었다
대웅전 벽은 혼자 놀게 두고
새들은 알 속으로 돌아가 보이지 않았다
누가 꽃 속에
절을 매고 빨래를 널었다
이마 물렁물렁한 부도가 해를 비껴 서 있다
조 정
1956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다.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출전: 이발소 그림처럼, 조정, 실천문학사, 2007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8990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