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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글-차이와 공존가능성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9-10 17:39:23
추천수 0
조회수   394

제목

마지막 글-차이와 공존가능성

글쓴이

이효준 [가입일자 : 2004-09-14]
내용
괜한 일로 시간 뺏기고 남 상처 주고 저도 괴롭고.. 와싸다 게시판을 떠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합니다.



(비실용 가운데는 기초 공부가 없이 글부터 쓰시는 분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비실용은 그런 몰이해를 벗어난 분을 말합니다. )



비실용측이 실용에 던지는 근본적인 반론은 이런 것입니다. 오디오를 즐길 때 우리는 실험실에서 듣는 게 아닌데 왜 차포떼고 장기 두는 식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서 일상적 경험을 무시하는가라는 점이지요.

맞습니다. 여기가 실용 비실용의 다른 점이고 또한 공존이 가능한 지점입니다.

실용 측에서는 현실적인 청감 차이를 인정하고 비실용의 오디오 생활을 존중해야 합니다. 실은 실용의 대다수가 이미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비실용은 돈지랄이라는 주장을 가진 실용분이 있다면 생각이 아직 짧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게시판에 그런 생각을 표출해서는 안되겠죠.

실제로 실용 분들의 오디오 생활도 비실용과 근본적 차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주로 보는 물건은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말이죠. 저도 장터에서 살다 시피 했으니까요.



현실적인 음악 생활을 벗어나서 음질의 요소 분석같은 기술적 과학적 질문을 던질 때에는 실용의 방법을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디오 실용론자만의 무슨 특별한 세계나 방법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비실용분들은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소양을 좀 더 쌓게 되면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실용의 방법은 그냥 객관적 기술적 방법으로 아무 특별한 점도 없는 것이고 블라인드 테스트는 그 중 한 가지 방법일 뿐입니다.

예컨대 사회과학 개론서를 아무거나 펼쳐 보면 초입에는 반드시 개념 정의에 이어 연구 방법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특히나 인지심리학 사회심리학 문화인류학처럼 이 주제와 연관이 있는 분야는 그 방법론이라는 게 거의 그 학문 자체라 해도 좋을 만큼 강조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도라면 공부 자체가 실험의 연속일테니 더 말할 필요 없죠. 시키는 대로 실험은 하지만 어떻게 해야 실험을 설계할 수 있는지 모르는 수준이라면 이과 출신이라도 별 식견이 없긴 하겠습니다만..



일상의 경험과 실험의 영역이 어떻게 분리되고 문제 없이 공존할 수 있는지 살피겠습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소리의 차이는 오디오 생활의 직접 요소이고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차이는 여러 요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냥 즐길 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중 어떤 요소가 얼만큼의 차이를 가져오는지 알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쉽게 다섯가지 정도의 요소가 상정되었다고 하면 1번 요소를 측정하려면 나머지 4개 요소는 통제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실험의 기본이며 그게 조금이라도 허술하면 실험으로서는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실험에서 다른 요소가 통제 되었을 때 앰프간 차이는 실제 음감시에는 차이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보고할 때 우리가 의심할 것은 한 가지 뿐입니다. 실험 방법의 타당성이 그것입니다. 이걸 분석할 능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옳고 타당성을 알 수 있으면 믿으면 됩니다. 잘못을 지적하면 그 결론은 부정되는 것이고 말입니다.

비실용분들은 실용이론을 이단적 오디오 애호가의 별난 주장 쯤으로 선입관을 갖고 보지 않을 필요가 있습니다. 실용이론은 이미 검증이 완료된 과학적 결론으로 믿으셔도 좋습니다. 단지 실용은 통제된 상태에서의 결론을 말할 뿐이지 비실용의 경험을 부정하고 플라시보 하나로 설명 완료하는 주장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비실용이 실용의 방법론을 비판하는 것은 현재로선 무모한 일입니다. 서로 영역이 다르다는 걸로 인정하고 즐기면 공존할 수 있습니다. 어설픈 개인의 논리는 그만 펴고 실용의 영역 안에 있는 내용은 그냥 인정하면 오히려 아주 간단한 논리입니다.

똥개도 제 집에선 먹고 들어간다는데 솔직히 실용의 방법 영역에서 비실용의 경험 얘기로 실용을 공격하면 당연히 저희에겐 우습게 보이고 자칫 오만하게 비칠 수도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보는 실용 비실용 논쟁의 현 주소입니다. 어쨌건 자기 주장에 빠져 있을 때는 상대의 논리가 모두 허접해 보이는 거겠지만 서로 존중할 건 하고 인정할 건 또 할때 공존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물론 이 별로 길지 않은 글을 이해하지 않거나 못하는 분들 덕에 싸움은 계속되겠지만 저는 발을 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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