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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한번 더 - 비실용의 변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9-08 22:35:42
추천수 0
조회수   1,216

제목

내친 김에 한번 더 - 비실용의 변

글쓴이

정대식 [가입일자 : 2005-02-16]
내용
제가 젊을 때 친구와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 : 선동렬 공이 그렇게 빠르냐?

나 : 응. 빠르기도 하지만 공이 무거워서 맞아도 잘 안 나가.

친구 : 무거워? 뭐가 무거워?

나 : 공이 가벼운 투수가 있고 무거운 투수가 있는데 선동렬 같이 묵직한 공은 쳐도 잘 안 뻗어 나가서 홈런을 거의 안 맞지.

친구 : 야. 그런게 어딨냐? 공이 빠르면 빠르고 느리면 느리지 무거운 게 어딨어? 똑같은 속도로 오는 공이 어떤 건 무겁고 어떤 건 가볍단 말이야? 그게 말이 되냐? 공이 무거운 거는 어떻게 아는데?

나 : 그게... 음냐리... 분명히 무거운 게 있는데...



당시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동렬의 공이 무거운 건 야구팬들은 다 아는 사실이었죠. 그렇지만 선동렬의 공이 무겁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내 친구가 했던 질문을 한다면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저 답을 알게 된 건 한참이 지난 뒤였습니다. 무거운 공이란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적은 공입니다. 즉 홈플레이트 앞을 지날 때 시속이 똑같은 140 Km라 하더라도 투수의 손끝에서 나올 때 속도가 150 Km인 공이 170Km인 공보다 훨씬 무겁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무거운 공은 왜 잘 안나가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도 무슨 이유가 있겠죠.



위의 대화를 보면 누가 더 과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까요? 얼핏 보면 친구가 더 과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친구의 결론은 틀린 결론이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현실 자체를 눈여겨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예가 실용론과의 비유에 딱 들어맞는 예는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실용논쟁에서 뚜렷한 결론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단지 제가 보기에 합리적인 부분만을 취할 뿐입니다. 제가 실용론의 주장에 가장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이론적인 결론을 통해서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유추하여서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논리적 근거를 통해 앰프간의 차이는 있을 수 없다. 블라인드 테스트는 이런 논리의 타당성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론과 배치되는 사회적 현상을 제기하면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합니다. 볼륨의 차이다, 플라시보 현상이다, 기타 등등이다, 하지만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이론적인 유추일 뿐이며 그것도 결론을 정해두고 답을 맞춰나가는 형식입니다.



저는 실용론의 많은 부분을 인정합니다. 단지 제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실용론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모순되는 결론을 일으키는 객관적 현상을 해석하는 태도입니다. 현상 자체를 인정하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기 보다는 무조건 있을 수 없는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답을 맞춰 나간다는 것입니다.



지나간 글을 글쓴이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거론하는 것이 죄송스럽습니다만 아래 글을 보면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hifi&mode=view&num=33254



이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만 처음에는 주로 터무니없는 일이다는 반응입니다. 결국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 인것 같습니다만 그 결론으로 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이론은 현실을 통해 검증받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없지만 그런 결과가 나왔다면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을 의심해 볼 필요도 있지만 자신의 이론이 잘못된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는 것입니다.



실용론에서 얘기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는 감각에서의 변별역에 대한 측정이라고 봅니다. 결국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아무도 구분하지 못했다면 앰프간의 차이는 변별역 이하의 자극이라는 것일 겁니다(정확히는 조금 다른 의미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러면 변별역 이하의 자극은 인간에게 유의미한 반응을 일으킬 수 없는가 하는 의문이 있는데 실용론에서는 이 부분을 '너무나도 당연히 유의미하지 않다'고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안타까움입니다. 변별역 이하의 자극이나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감각역(절대역) 이하의 자극인 역하자극(subliminal)이 인간의 인지에 유의미하지 않다는 결론은 아직 누구도 내리지 못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실용론자 분들은 저 게시물의 내용을 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3번 아니면 4번인 것 같습니다.



1. 글쓴이가 조작한 것이다.

2. 알 수 없는 어떤 요인에 의해 잘못 측정된 것이다.

3. 저런 오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청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4. 케이블간에는 저렇게 구분되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저런 특성이 인간의 청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5. 잘 모르겠다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hifi&mode=view&num=48023

여기 게시물을 보면 또 다른 재미있는 예가 있습니다.

똑같은 앰프의 소리가 달라서 배를 따보니 출력석이 다르더라는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 또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실제로는 똑같은 소리인데 다르다고 착각한 것이다.

2. 출력석 이외의 다른 요소로 인해 다르게 들린 것이다.

3. 출력석으로 인한 차이를 사람이 인지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실용론자들은 아마도 1번 아니면 2번을 택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근거가 무엇인가요? 어떻게 3번의 가능성은 단호하게 배제할 수 있을까요? 잘 만든 앰프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면 그것은 동어 반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3번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만 하더라도 실용 관련한 논란이 이전투구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ps 1. 허락없이 게시물을 인용해서 죄송합니다. 지적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ps 2. 변별역에 대한 국어사전의 풀이를 퍼 옵니다.

변별역(차이역).

같은 종류의 두 자극의 차이를 변별하는 데 필요한 자극의 최소량.

100그램 되는 물건에 무게를 점점 더하여 103그램으로 하였을 때에

비로소 처음 무게보다도 더 무거워졌다는 느낌이 생기면 그 차인 3그램이 변별역이다.



ps 3. 이효준님의 지적에 따라 수정 정보를 답니다. 공의 묵직함은 종속이 얼마인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종속이라면 초속이 얼마인가는 관계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무거운 공에 대한 설은 종속의 차이 때문이다, 공의 회전 때문이다, 공의 변화 때문이다 등등 여러가지 설이 많군요. 어떤 것이 정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글에서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공이 무겁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미신이나 우상이 아닌 객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지 그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가 하는 것은 초점이 아니기 때문에 글의 의미를 크게 해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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