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하.. 혁명하고 싶다...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3-11-15 19:04:24 |
|
|
|
|
제목 |
|
|
하.. 혁명하고 싶다... |
글쓴이 |
|
|
정진경 [가입일자 : 2009-09-13] |
내용
|
|
이런 말하면 요샌 다시 국가전복을 기도한 죄를 무척 엄하게 묻는 모냥이죠?
지난 일요일, 진심으로 그 말이 갖가지 욕설과 함께 예배당 댕기시는 분들 방언 터지듯 올라오더군요. 정말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상주 백화산 기슭 입향조 누워계시는 곳에서 시제를 올렸습니다.
서리 앉은 부모님 산소에 절도 하고 적조했던 일가붙이 얼굴도 보니 좋았습니다.
그런데...
시제가 끝나고 돼지고기와 떡으로 요기하려 둘러앉는 순간, 올해도 예외없이, 노소불문, 가방끈 불문, 연례발언들이 터집니다.
작년의 주제는 올해 종편 쓰레기들의 패악질을 예견이라도 하듯 "빨갱이 도시 광주에 인민군이!"였죠.
올해는 물론 "영토를 포기한 빨갱이 노가리"였습니다. "그녀가 안 됐으면 금세 적화통일" "대중, 무현의 뒤를 이어 재인은 북과 내통"을 안주삼아 달디달게 퇴주를 마십니다.
"프랑스도 오시라 하고 영국도 오시라 하는 세계적인 지도자"쯤에서는 나이는 아래지만 항렬이 하늘처럼 높은 제 눈치를 슬금슬금 봅니다. 백화산 늦단풍 쪽으로 고개 돌린 제 모습에 약이 올랐는지 아님 그냥 술기운인지, 경상, 충청, 강원 말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상주 억양이 거칠게들 일그러집니다.
그때가 좋았지, 몽둥이로 다스려가면서 이끌었으니 오천 년 가난을 극복, 새마을로 잘살아봤네, 그분 덕에 지금 밥 먹고 살잖아. 근혜에 시비 걸면 종북, 종북은 백만이든 이백만이든 효수. 이러면서 또 제 쪽으로 힐끗힐끗.
결국 "조카들, 손주들, 편히 가시게." 하고 먼저 일어나서, 올해 귀향한 사촌형님 집도 들여다보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먹는 것하고 빌어먹는 것을 구분 못하는, 이 뭐시냐, 딱 종놈 멘탈을 뒤집을 방도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일제식민지배와 독재의 짙은 그림자를 걷어낼 길은 영영 닫힌 느낌이었죠.
파시즘 논쟁에서 말하는 '발전의 분야별 격차'는 정말 철저한 패망이나 혁명 아니고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인지, 시속 300킬로로 시원하게 달리는 열차에 앉아 숨이 막히도록 답답했습니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