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ted Link: http://ko.wikipedia.org/wiki/%EC%A0%95%EC%95%BD%EC%9A%A9
세상의 아름다운 물건들은 사람들이 모두 다 갖길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름다우며 아름다울수록 갖고 싶어하는 사람은 더욱더 많아지기 때문에 그것을 얻는 일은 점점 더 쉽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기름진 밭과 높은 집, 기다란 인끈과 넉넉한 가죽옷, 미인과 준마 같은 것들은 사람들이 평생토록 얻어보려 애쓰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은 얻고 어떤 사람은 얻지 못한다.
그런데 그것을 얻으면 마치 사나운 새나 야수가 먹이를 움켜쥐고 두리번거리듯 득의양양하고, 얻지 못하면 마치 불쌍한 귀신이 슬피 울부짖듯 처량하게 있으니 딱할 뿐이다. 모르긴 해도 세상 만물의 아름다움을 다 놓고 본대도 저 하늘에 떠 있는 물건의 아름다움보다는 못하다. 하지만 해는 너무 뜨겁고, 별은 너무 희미하며, 구름과 안개는 너무 허망하게 없어져 버리니, 희열을 가져다줄 만한 것으로는 달을 따를 게 없다.
자, 만약 예로부터 천지간에 달이 없다가 누군가가 갑자기 얻게 되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는 자연히 달을 보배롭게 여기고 만족해서 다른 것을 구하는 데 무관심해질 것이니, 야광주나 수극벽 같은 보배로운 구슬이라도 이보다 낫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달이 예로부터 하늘에 있어왔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그것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못 본체하여 버려두고 돌아보지 않았을 따름이다. 아, 내가 진실로 그것을 갖기만 한다면 이는 내가 얻는 것이다. 저 달이 예로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사람이면 다 얻었던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랴. 그저 사사로운 욕심과 독차지하려는 마음을 힘써 버려야 할 것이다.
정약용, 得月堂의 기문
※ 맑은 바람이 그대를 깨우거든 이덕무外 이강엽 편역 웅진닷컴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