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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쇼의 조기 등판 이번 NLCS에서도 가능한가?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에는 쉽지 않다.
월드 시리즈라면 한 번 고려해 볼 수는 있으나 역시 쉽지는 않다.
일단 이번 NLCS는 그레인키가 첫 선발로 나온다.
커쇼의 조기 등판이라하면 그레인키를 밀어내고 들어간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득이 크지 않고, 오히려 위험은 커진다.
그렇다면 1차전 선발인 그레인키가 4차전에 조기 등판을 한다면?
지난번 커쇼처럼 3일 휴식후 등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 그 다음날 5차전에 새로운 투수를 투입하지 않고, 계속 3인 로테이션을 가게 된다면 다시 커쇼도 3일 휴식후 등판을 해야한다.
매우 큰 무리수라 볼 수 있다.
지난번 커쇼의 조기 등판때에는 바로 다음날이 이동을 위한 휴식일이라
앞 투수의 조기등판이 다음 투수에게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즉, 이번 NLCS에서는 4인 로테이션의 유지가 유력하며,
7차전까지 가는 경우 4차전 선발과 1차전 선발인 그레인키 정도는 불펜 대기가 가능하겠다.
지난번 조기 등판과 관련된 더 깊은 얘기를 해본다.
1. 사실상 금기시 되고 있는 조기등판
최근 몇년간 포스트시즌의 정상적 스케쥴 속에서....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깨고 일시적인 3인 선발 로테이션을 실행한 팀은 없었다.
3인을 실행한다는 것은 곧 등판 간격을 보통의 최소 휴식일인 4일 미만으로 끌어내린다는 의미가 되는데, 여기서 생기는 문제는....
1) 투수 본인의 컨디션 조절 문제
2) 부상의 위험
3) 그 이후 경기에서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
4) 그 다음 투수 등판 간격에 영향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투수에게 일정상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4일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일종의 보이지 않는 합의인 것이다.
5판 3승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에이스가 1선발로 나간뒤 3차전까지 1승 2패를 한 경우, 에이스의 휴식일을 줄여서라도 4차전에 올리고 싶은 팀은 많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에이스 투수의 휴식일을 줄이는 모험은 근래들어서는 없었다.
이번에 애틀란타가 그러한 상황이었고, 다른 팀들도 같은 상황에서 에이스를 4차전에 선발로 올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저스의 경우 커쇼가 3일 휴식후 4차전에 올랐다.
그것도 2승 1패로 앞서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전 프리뷰에서도 잠시 다뤘는데,
몇가지 관련된 사항들을 추가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2. 이번 조기 등판에서의 문제
1) 타 구단들과 언론의 비난 가능성
이와같은 결정은 다른 구단들이 보기에 매우 찝찝한 부분이다.
사실 구단들 사이에 존재하는 동업자 정신(아래 부록편에 소개)과 그에 따른 보이지 않는 룰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4인 로테이션이 자리를 잡은 배경은 선수 보호 측면도 있고, 보다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도 있다.
게다가 경기 전날까지 놀라스코 등판으로 얘기하다가 당일이 되어서야 변경된 부분은 더욱 욕먹을만한 부분이다.
2) 부상 위험
또한 아직 나이가 젊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에게 모험을 강행했다는 점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
비록 본인이 희망했다 하지만 본인도 3일 휴식후의 등판은 처음이었고,
등판에 대한 후유증은 이후 경기들에서 검증이 되겠다.
그런데, 예전의 투수들은 3일 휴식후 등판하는 사례가 꽤 많았다.
그렇다면 왜 유독 요즘은 더 문제가 되는 것일까?
요즘 투수들은 예전에 비해 구속이 많이 올라가있다.
메이저리그내에서의 유행도 직구 중심에서 변화구가 크게 유행하다가, 다시 변종 직구의 보편화와 함께 직구의 비중이 올라갔다.
직구의 비중이 올라감에 따라 구속은 투수의 평가에 있어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랜디존슨 같은 일부 외계인들 몇명과 한명의 한국인이 100마일 이상을 기록했으나, 요즘에는 100마일 넘기는 투수는 꽤 많은 편이고 마이너리그에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106마일(170km/h)의 공도 등장했다.
게다가 요즘 투수들은 몸에 무리가 가는 다양한 종류의 변화구도 섞어서 던진다.
요즘 선수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건강해진 것인가?
그렇다기보다는 스포츠 과학의 힘으로 본인이 가진 능력을 더욱 큰 비율로 뽑아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의료 지원이 부족했던 옛날보다도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듯하다.
이런 배경에서 등판 간격 축소는 예전에 비해 아주 큰 모험수가 되겠다.
또한 이번의 조기 등판은 커쇼와 한때 올시즌 사이영상을 다투던 맷하비가 최종적으로 토미존 수술을 결정했다는 기사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결정되었다.
3. 커쇼의 조기 등판이 가능했던 이유
작년과 포스트시즌 일정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디비전 시리즈가 2경기후 이동 휴식 1일 그리고 3연전이었다.
즉, 2+3의 구조....
그런데 이번에는 2+2+1의 2011년 방식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다저스의 커쇼 조기 등판에서 확인 했듯이, 에이스 한명의 조기 등판이 다음 2선발의 조기 등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작년같은 일정이었으면 5차전에 갈 경우, 그레인키도 뒤이어 조기등판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커쇼는 이번에 조기 등판을 함으로써, NLCS의 2차전 등판이 가능해졌다.
다저스는 남들 1선발 부럽지 않은 2선발을 가져서 모양새도 나쁘지 않다.
4차전 놀라스코가 원래대로 나와서 패전을 하고나서 5차전에서 커쇼가 나왔다면,
커쇼는 NLCS의 3차전에서야 등판이 가능하다. 2차전에 나오려면 2일 휴식으로 가망 없는 상황이 되겠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1승 2패 상황에서도 4인 로테이션을 유지했고, 에이스 웨인라이트가 5차전에 나왔다.
그리고 NLCS에서는 3차전 등판이 유력하다. 그의 상대는 아마도 뚱뚱한 동양인...
그런데 이런 커쇼의 2차전 등판 상황 역시 2+2+1의 방식에서 가능한 것이다.
2+3 방식에서는 휴식일이 더 주어지지 않는한, 정상적 휴식후 2차전 등판이 불가했다.
에이스의 2차전 등판과 3차전 등판은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낸다.
상대팀의 에이스 웨인라이트는 정상 등판시 두번째 등판이 7차전이 된다.
반면에 커쇼는 6차전....
즉, 다저스는 작년과 달라진 이러한 상황을 잘 이용했고, 사실상 포스트 시즌중 단 한번의 기회였던 조기 등판의 기회를 잘 살린 것이다.
그러나 같은 2+2+1의 방식이었던 2011 시즌에서도 이러한 조기 등판은 나오지 않았다.
이미 4인 로테이션의 룰이 사실상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올해와 같은 일정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이런 조기 등판을 사용하는 구단이 좀더 나올 수는 있겠다.
4. 비난의 기회를 막아준 유리베의 홈런
경기를 얼마 안 남겨두고 선발을 변경한 것은 사실 상대팀에게는 큰 무례를 한 것이다.
타자들은 벼락치기식으로 다음 투수들에 대한 준비와 업데이트를 받아들이기때문에, 상대 선수들이 지난번 커쇼와의 상대한 결과에 대해 꼼꼼히 제대로 따져보지도 못하고 경기장에 몸을 풀러 나가야했다.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일단 경기 결과와 커쇼의 컨디션에 관심이 쏠렸고,
경기가 역전 드라마로 끝난후에는 시리즈 승리에 대한 축하 분위기로
선발 변경과 조기 등판에 대한 비난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물론 일부 비난 기사들이 있기는 했으나 워낙 축하 관련 기사에 수적으로 밀려서..
이겼기때문에 용서된 것은 아니다.
비난의 기회가 줄어들었을 뿐.....
메팅리는 변경에 대한 책임을 구단측으로 돌렸다.
실제로 구단측이 지시였음이 사실일 것 같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도 재정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구단측은 좀더 확률이 커보이는 선택을 하기위해, 감독에게 그러한 요구를 했을만도 하다.
책임을 구단으로 돌리게 함으로써, 감독이 여론의 몰매를 맞거나 업계에서 왕따 당하는 분위기를 막은 것은 그나마 잘 처리한 부분으로 보인다.
# 부록 : 메이저리그의 동업자 정신 : 위에 언급된 부분
야구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다른 종목에서 보기드문 동업자 정신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 몇가지 예를 들어본다.
1. 위닝시리즈
보통 정규리그에서는 3경기 짜리 시리즈가 많다.
이중 2경기 이상을 이기면 위닝시리즈가 된다.
그런데, 먼저 앞 두경기를 이겨버리면 위닝시리즈가 확정된다.
이런 경우, 팀이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면 위닝을 확정한 팀은
3차전에서 주전 선수 한두명 이상에게 휴식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식으로 상대에게 배려도 좀 하고, 벤치 선수들에게 선발 기회도 준다.
그런데 벤치 선수들이 간만에 얻은 기회를 살리는 바람에 스윕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기는 하다.
그래도 일단 배려에 대한 성의는 보인 꼴....
2. 안락사 모드
예를들어 3-4이닝만에 점수가 크게 벌어졌다.
그리고 지고 있는 팀은 추격의 의지가 없다.
이런 경우 지고 있는 팀은 패전 처리조를 올리는 등, 추격의 의지가 없음을 표현한다.
그렇게 되면, 양팀 모두 후보 선수들로 대량으로 선수들이 교체된다.
그러다가 다시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3. 도루 자제
점수차가 좀 벌어져서 앞서 있는 상황이면, 앞서는 팀은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다.
추신수도 20 도루를 노리던중 해당 상황이 있어서 시도를 못한 적이 있다.
심지어 상대팀 경기중 포수가 부상을 당해서 2루 송구가 어려워진 경우에도 도루를 자제해주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4. 기습 번트
이번 포스트 시즌에 좋은 예가 나왔다. 디트로이트의 빅스타 카브레라(3루수)가 부상을 입어서 수비 동작이 좋지 못했다.
그렇다고 뺄 수도 없는 선수......
그를 상대하는 오클랜드 타자들은 3루쪽 기습번트를 대지 않았다.
댈 경우 성공확률이 아주 높은 상황에서도....
다른 스포츠에서는 상대팀에 구멍 선수 하나 나오면 그쪽으로 열심히 파는 장면이 오히려 익숙하다.
5. 몸에 맞는 볼
심지어 몸에 맞는 볼에도 나름대로 정해진 룰이 있다.
머리쪽 투구를 자제하고 투구는 가급적 초구로, 그리고 기회는 단 한번.....
보통의 벤치 클리어링은 단순히 몸을 미는 수준으로 그치거나, 나온 선수들끼리 그냥 일상적 대화를 나누고 들어가기도 한다.
일종의 쇼인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룰을 어기거나 투수에게 보복구를 던질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
다저스의 경우도 서로 도가 지나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