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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도 훨씬 지나서 알게된 아버지의 과거.. 반혁명분자의 아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9-24 16:58:50
추천수 7
조회수   1,504

제목

40년도 훨씬 지나서 알게된 아버지의 과거.. 반혁명분자의 아들..

글쓴이

조재호 [가입일자 : 2002-02-26]
내용
추석 연휴를 지내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주변에서 오가는 대화는 대부분 정치얘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그중에 역시 대부분은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예찬과 옹호론자군요.



이번 추선 연휴때 43년만에 처음으로 아버지의 과거를 듣게 되었습니다. 1961년 박정희가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하고 정권을 장악했을 때 전국 거리에는 혁명의(쿠데타를 감추기 위한) 정당성을 밝히고 지지하는 대자보와 프랭카드가 걸렸습니다.



당시 조선대 학생이었던 아버지는 광주 시내에 걸린 플랭카드와 대자보를 죄다 뜯어버리다 결국 반혁명분자로 몰려 지명수배가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결혼 후에 어머니에게만 말씀하셨던건데 저와 제 동생은 이번 추석때야 듣게된거죠.



2년여 동안 선배와 친구, 산사를 전전하며 피해 다니시다가 사면령이 내려지고 그제서야 힘들고 고단했던 2년의 도피 생활을 접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바로 군대를 가셨고 이후 복학을 했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결국 졸업은 못하셨습니다. 그 당시의 상황을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가슴이 찡 하던지.. 그런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럽고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지금의 정치 상황을 그나마 바로 볼 수 있게 된것이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버지는 제가 오히려 놀랄 정도로 정치나 경제 흐름에 대해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계십니다. TV의 경제 정책과 정치적 대립 보도가 나오면 저게 어떻게 된거고 어떤 문제가 있는건지 조금은 흥분한 목소리로 하나 하나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버지께 김대중 대통령은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비판도 많이 하셨지만 그가 조금만 더 신중하고 주변에서 조금만 더 도와줬으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과를 남겼을 거라고 하시며 많이 아쉬워 하십니다.



박근혜가 당선 되었을 때 아버지께선 저 여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지 애비로 부터 정권을 탈취하고 유지하기 위한 모든 것을 고스란히 배운 여자다. 정말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몇 번을 말씀하셨지만 솔직히 전 머리에 든게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닭그네라며 그렇게까진 못할거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서야 아버지 식견이 옳았음을 알게 되네요.



조금 전 사무실 TV에서 채총장건과 박근혜의 대선 복지 공약 줄줄이 나 몰라라 없었던거로 돌리는 뉴스를 보며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 하도 말도 안통하고 답답해 하다 그냥 한번 남겨 봅니다.



반혁명분자의 아들이라.. 참 듣기 좋은(?) 단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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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섭 2013-09-24 17:21:53
답글

반혁명분자의 아드님 아니시지요...<br />
반쿠데타분자의 아드님이 맞습니다.<br />
<br />
반혁명은 가치관에 따라서 옳거나 옳지 않음이 나뉘겠지만<br />
반쿠데타는 대개의 경우 옳기 때문입니다.

조재호 2013-09-24 17:28:58
답글

아 그렇군요. 반쿠데타분자가 올바른 표현이네요.. ^^

정진경 2013-09-24 19:31:15
답글

존경스러운 선친이십니다.<br />
이 부끄러운 시대에 가슴 벅찬 개인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임기종 2013-09-24 20:21:12
답글

멋있네요...

이상돈 2013-09-24 22:13:27
답글

존경스런 분입니다.<br />
문제는 노예근성을 익힌 인간이 문제죠.<br />
머리는 모자쓰기 위해 존재하는 인간들....

이선동 2013-09-25 08:55:23
답글

위험한 시기에 위험한 활동을 하셨군요 ^^<br />
아마 오랫동안 참혹한 역사의 상처가 가슴에 많이 남았을 듯 합니다.<br />
<br />
언젠가 아버님의 가슴에<br />
정치적 온기가 가득차는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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