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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서 추석을.....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9-19 01:09:24
추천수 2
조회수   1,619

제목

응급실에서 추석을.....

글쓴이

김태훈 [가입일자 : 2001-08-20]
내용
장모님께서 호흡기쪽 갑자기 안 좋아지셔서 응급실로....

일단 이번 추석은 참석이 어렵겠네요.

내일 입힌다고 아가들 한복까지 사 놨는데....



저도 이번에 허리를 다쳤다가 이제야 좀 정상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데

응급실에 와보면 건강과 안전에 대해서 보통때보다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양가 부모님이 다 나이가 많으셔서 1년에 5회정도는 와서 며칠 보내고 있죠.

시간도 남아돌고....최근 몇번의 방문에서 느낀 소감 몇가지입니다.



1. 과음은 피하시길....

대형 사고 포함 많은 외상이 음주후에 일어납니다.

특히 과음한 후에는 높은데 올라가지 마세요.



2. 오토바이는 가급적 안 타시는게...

본인 말고도 애들 오토바이는 안 태우는게 좋겠다고 느낍니다.

좀전에 들어온 젊은 청년... 차와 부딪힌후 머리를 다쳤는데

전신마비로 결론이 나는듯 합니다.

옆에 계신 부모님이 받은 충격이 대단할거 같네요.



3. 평소 콜레스테롤 관리를...

지난번 방문시 사례입니다.

심장마비로 온 50세 정도 남자 분이 맥이 멈춘뒤 30분도 넘어서 다시

심장이 살았습니다. 의사가 급히 매트로놈 찾길래 제가 휴대폰에 깔린 어플 띄워드렸습니다.

얼마후 또 멈추고 다시 살고...

4번 정도 반복하다가 결국 의사 권유로 가족들이 소생술을 포기합니다.

심장마비는 심혈관이 서서히 막히다가 결국 다막혀서 일어나는게 아닙니다.

서서히 막히는 협심증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평소 혈액 순환이 좋은분도 재수 없으면 한방에 훅갑니다.

응급실 도착 시간이 생명을 좌우하죠.

콜레스테롤 150이하면 혈관 막혀서 발생하는 심장마비는 사실상 발생 위험 없답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시면 따로 준비하겠습니다.

하여간 평소에 육류와 유제품 줄이시고, 운동은 꾸준히....



4. 부모님 건강 체크는 미리미리

혹시 이번에 부모님 뵈면 검진 언제 하셨는지 확인을....

보통 참다참다 너무 진행된 상태에서 응급실 오셔서

일이 크게 되는 경우가 많네요.

노인분들은 검진을 싫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거 하나 나올까봐 무섭거든요.

아프면 그냥 죽으면 된다....

평소에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은 많아도 응급실에서는 그런 반응 안 나옵니다.



5. 아기를 침대에 놓을때 아래쪽에 반드시 쿠션이나 안전 장치를...

침대에서 굴러떨어진 아기 뇌진탕 사망....



6. 아이는 가급적 젊은 나이에....

보통 부모와 자식간 나이차가 큰 경우 부모쪽 응급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같이 늦은 나이에 애 보신 분들은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7. 명절때 남자들도 일을 나눠서....

이게 뭔 소린가 하시겠네요.

응급실이 가장 붐비는 날이 명절 2-3일전쯤입니다.

오늘 말고 지나번에 그 시기에 온적이 두번 있었습니다.

주부 환자 비율이 엄청나죠.

환자들이 복도까지 차고도 넘쳐서 보호자 대기 의자까지 넘어갑니다.

대부분 외상이 아닌 원인 모를 병이 많아 보입니다.

응급실 입구쪽에서는 남편들 모여서 부모님께 못 가게 되었다고 전화합니다.

일단 남편 전화가 완료된후에는...

다른 검사상 별 이상이 없으니 CT찍어보자는 소리에 놀라 퇴원합니다.

얼마나 명절일이 싫으면 이런 현상이.....



8. 평소 부모님 드시는 약 처방전을 폰카로 찰칵....

평소 다니던 병원이 아닌 가까운 응급실로 갈 경우

차트가 없어서 기존 병력 파악에 어려움이 많지요.

특히 진료진은 드시는 약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많이하는데

약을 보고도 성분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약드실때 평소 처방전을 하나씩 찍어두시는게 좋겠습니다.



9. 뜨거운 음식은 아기들과 항상 안전 거리 유지

그리고 아기 있을때는 상보다 식탁같은데서 드시는게 좋겠네요.

아이들은 낙상과 화상이 많네요.



10. 갓난 아기는 따로 재우기

이건 응급실 사례 아니고 지인분 실제 사례입니다.

갓난아기가 부모 옆에서 자다가 질식사로 사망....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는 아기 머리위치가 부모의 머리위치보다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게 좋겠습니다. 자다가 엄마아빠 팔다리에 가슴이나 얼굴 눌리는게 위험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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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0360@naver.com 2013-09-19 01:27:45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봉길 2013-09-19 01:59:28
답글

정말 요긴한 내용이네요.

이영춘 2013-09-19 02:31:32
답글

장모님의 쾌차를 빕니다.<br />
오늘은 mlb소식 대신에...<br />
건강이야기<br />
평소 건강과 병원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지라<br />
관심두고 잘보았읍니다.

김태훈 2013-09-19 02:37:57
답글

한가지 추가하면..... <br />
제가 접한 장면에서 예상 밖의 일들이 좀 있는데, <br />
응급실에서 먼저 보낸 가족 때문에 통곡하는 일이 꽤 있습니다.<br />
일단 가장 처절했던게 아기 침대에서 떨어진 그때.... <br />
이건 그냥 이해가 되구요. <br />
부모님 떠나셨을때 자식 반응은 아들의 경우 그냥 멍한 분이 많고 <br />
딸들이 좀 우는게 보이고.... <br />
<br />
뜻밖의 상황은 바로

양성철 2013-09-19 02:58:59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koran230@paran.com 2013-09-19 06:40:29
답글

좋은글 잘일었습니다.

하태종 2013-09-19 06:58:10
답글

공감 가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다. 감사합니다.

김민호 2013-09-19 08:19:01
답글

언급하신 내용중 저도 아찔한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공감이갑니다. <br />
장모님 쾌차를 빌고 심도있는 MLB 분석을 기다립니다...

하종린 2013-09-19 08:25:54
답글

예전 인턴 때 응급실 돌면서 제가 생각했던 내용들과 많은 부분 겹치네요.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진짜 좋은 글입니다. ^^

하종린 2013-09-19 08:31:25
답글

7번 관련해서 명절 전 부인과 수술이 평소 대비 몇 배나 늘어납니다.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가 얼마나극심한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현상이죠. 가사분담과 고부갈등 조정자 역할 등 남편들의 섬세한 노력이 꼭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상태 2013-09-19 08:52:31
답글

부모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백경훈 2013-09-19 10:19:36
답글

장모님 쾌차를 빕니다.

김국진 2013-09-19 20:10:59
답글

올리시는 글마다 주옥같은 글이네요..많은 도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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