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이 한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골목 하나가 유일합니다.
그런데 1년전부터 골목 옆 고물상에서 집게달린 큰 덤프트럭을 주차해놓고 이 골목을 24시간 붙박이로 사용합니다. 사람 한두명 겨우 지나갈 틈만 남겨두고요. 세입자가 이만저만 불편해 하는게 아닙니다.
그 골목은 토지용도가 도로입니다. 그런데 사유지에요. 고물상 주인은 땅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사용하니 다른 사람들은 까불지 마라 식입니다. 결국 그 세입자가 이사 나갈때도 이삿짐을 골목으로 못 빼고 집옆으로 뚫려있는 고물상을 통해서 옮겼습니다.
구청에 진정을 넣어도 소용없더군요. 사유지라서 함부로 어쩔수가 없답니다. 무슨 소리냐 사유지이지만 분명 도로인거고 그래서 세금도 받지 않는거 아닌냐.. 라고 따져도 애매한 답변만 돌아옵니다. 알아보니 아무리 사도라고 해도 도로를 24시간 점거하고 통행을 방해하는건 도로교통방해로 형사처벌 대상이더군요.
몇주전에 구청에 다시 진정넣고 해결해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주차단속원이 지금 찾아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2시간 정도 지난후 제가 단속원에게 연락을 했는데 전화를 안 받습니다. 하루종일 전화를 안 받습니다.. 실망스럽더군요. 그럼 그렇지 공무원인데..
며칠전 구청에 찾아갔다가 담당자와 면담을 했습니다. 도대체 왜 해결은 못해주냐고 따졌더니.. 그 날 단속원이 찾아갔는데 고물상 주인이랑 싸움이 났답니다. 땅주인이 허락한 사유지인데 구청에서 무슨 상관이냐.. 쌈이 크게 난 모양입니다. 몸싸움까지 있었던듯.. 구청에서 빡이 돌아서 경찰에 공무집행방해로 고발을 해버렸고 지금 경찰조사중이라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헐
근데 웃긴건 엄연히 필지가 따로 독립된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등기소에서 등기부등본을 검색해보면 존재하지 않는 필지라고 나옵니다. 원래는 37평인 도로였는데 23평, 14평 두 필지로 나눠졌더군요. 두 필지 모두 등기부등본이 없다고 나옵니다. 전산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거죠.
이 골목의 땅주인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나이가 90이 넘었는데 아직도 정정하십니다. 몇년전 중개소에서 할아버지에게 왜 등기부등본이 없냐고 물어보니 말을 흐리면서 도망가버리더랍니다. 그 이후론 그 중개소에선 그 할아버지를 본 적도 연락한 적도 없습니다.
수상한걸 느낀 중개사는 법무사를 통해서 알아봤는데 예전에 손으로 쓴 폐쇄등기부등본을 찾아냈죠. 땅주인이라고 주장하는 할아버지는 이미 40년도 더 전에 그 골목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린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골목이 등기부등본이 전산화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번지수를 잘못 입력해서 엉뚱한 번지수로 되버렸습니다. 원래 13-50번지라면 18-50식으로 잘못 기재된거죠. 40년이 넘게 소유주가 바뀌지도 않고 전산상으로도 입력이 잘못되어서 토지대장에는 아직도 90넘은 할아버지 명의로 되있습니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 자기거라고 떠들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고 있죠.
그 고물상은 그 할아버지가 땅주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모양입니다. 저렇게 땅을 지 맘대로 쓰는거보면 월세라도 내고 쓰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며칠후에 새로 세입자가 들어오는데 이번에도 다른 고물상 통해서 이삿짐 날라야 할 지경입니다. 경찰조사를 받아도 그냥 배째라..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고 .. 저도 몽둥이 들고가서 디지게 패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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