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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검사 사퇴 전문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9-14 15:04:47
추천수 11
조회수   2,749

제목

김윤상 검사 사퇴 전문

글쓴이

류정훈 [가입일자 : 2008-08-19]
내용
다소 낭만적인 어조로 쓰여졌지만 꽤 흥미로운 글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만연체를 잘 구사하는 편이군요.



-----------------------------



제목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 착수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 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 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왔으니까 이쁘게 봐주’라고 해야 인간적으로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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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2013-09-14 15:17:44
답글

뭉클하네요.<br />
검찰내부에 이런분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힙니다.<br />
<br />
이번 사퇴는 작지만 굉장히 반향이 클 것 같아요. 박근혜 정권이 2년을 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까끼 마사오에게 배운 방식은 적어도 21세기엔 안통할 것 같아요.

김경모 2013-09-14 15:33:07
답글

아직은 이런분이 계신다는것 하나만으로 조금은 위안이 되는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본들이 얼마나 힘들게 소신을 지켜가고 계신지 절로마음에 와닿는 글이군요 다시한반 힘내 볼랍니다. 채검사님 김검사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영갑 2013-09-14 15:33:25
답글

"Ruat coelum, fiat justitia" 지금의 검찰에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요?<br />
별개로, 부당함에 의연히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 인물이 그래도 남아있음에 박수는 칩니다.

이인성 2013-09-14 15:36:28
답글

이런 검사는 더러워서 다 나가고, <br />
정권에 들러붙는 정치검사들만 남을겁니다. <br />
차기 총장 후보는 공안통이라고..<br />
지난번에 통진당 462명 잡아 넣고, 강정마을 사건 처리한 검사라더군요.

강인권 2013-09-14 15:51:32
답글

전문을 읽으며 울컥해서 겨우 울음을 참았습니다<br />
<br />
이런 분이 계셔서 국정원의 불법을 밝혀내고 대한민국이 당당히 버텨 왔다고 생각 합니다<br />
채동욱 총장이 얼마나 멋진 인물 이었고 부하들로 부터 신망을 받았는지 알겠습니다<br />
<br />
권력의 개인 김기춘과 황교안이는 죽었다 깨어나도 알 턱이 없겠지요<br />
<br />
<br />
어짜피 채동욱이 없는 대검은 죽은거나 마찬가지 입니다<br /

박세은 2013-09-14 16:00:32
답글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br />
가슴 뭉클한 명문입니다.

정화성 2013-09-14 16:01:03
답글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br />
<br />
이 부분이 현재 얼마나 암울하고 극악의 상태인지를 진술하면서 결국은 역사로 증명될 중요한 기점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네요.

김해강 2013-09-14 16:19:47
답글

아 울컥하게 만드네요 ...<br />
진짜 멋진 아빠 ㅠㅠ

도영 2013-09-14 16:23:32
답글

무인의 기질이 드러나는 글이네요.<br />
멋진 명문입니다. <br />
<br />
그리고 이 사건은 이번 정권에 큰 암초가 될 것이고, 또한 정권의 성격을 드러내는 바로미터가 되겠네요.<br />
시간이 지나면 수습이야 되겠지만, 기왕이면 아주 커다란 바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br />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요. 기왕이면 이 권력을 흔들만큼의 큰 바람이 불면 좋겠습니다.

이승규 2013-09-14 16:31:11
답글

저도 내심 이런 용기와 자존감이 부럽더군요.<br />
<br />
오늘 이 시대의 의기를 한번 느끼게 해주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김덕수 2013-09-14 16:33:34
답글

이런분들이 나라를이끌어가야되는데 아부꾼 모사꾼들만 남아있군요

김창훈 2013-09-14 17:04:49
답글

용기있는 분이네요.

김주항 2013-09-14 17:12:10
답글

채 총장이 얼마나 훌륭한지<br />
얼마나 못 됐는지 모르지만<br />
이건 정말 아니라 생각됨돠....~.~!!<br />
<br />
김윤상 검사 정말 멋있씀돠......^.^!!!<br />

김학순 2013-09-14 18:42:20
답글

아.......감동이군요.....진실과 정의는 결국 ,승리합니다....시간이 문제죠.....

허만욱 2013-09-14 19:08:11
답글

김윤상 감찰1과장이 누군가 싶어서 잠시 찾아봤습니다. <br />
<br />
2003년 노무현 정부초기 대통령과 검사와의 공개토론회에도 참석했던 전력이 있네요.. <br />
검찰이라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외부 세력에 대해 일관된 배타심이 강한, 무협지를 즐겨 읽던 분 같습니다<br />
다음 글은 옆 동네 게시판에서 잠시 퍼온글입니다<br />
당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가 문제가 돼 바로 삭제한 글 전문입니다<br />
(

김학주 2013-09-14 21:35:29
답글

멋진 분이십니다 ㅠㅜ 존경스럽습니다

구현회 2013-09-14 22:35:47
답글

검찰은 철저히 검찰만의 이익을 위해서 복무하죠. 멋지고 박수치고 그럴 일이 아닙니다.

진현호 2013-09-14 22:58:16
답글

걍 지들끼리 노는 마당에 남이 와서 이래라저래라<br />
간섭하는게 싫다며 땡깡부리는 것 같습니다.<br />
<br />
그 땡깡이 이번엔 우연히 바끄네를 향했을뿐 ..

이기철 2013-09-15 20:10:49
답글

검사들 참 독특한 그룹문화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br />
<br />
검찰은 아무도 터치 못한다 이런 대갈 구조를 가진듯,,,,,,<br />
<br />
그 터치가 정의롭던 혹은 부당하든 상관없이,,,,,<br />

이상훈 2013-09-15 23:31:07
답글

<br />
영웅.. 호위무사.. 학도병.. 선혈.. 헐..<br />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 풉.. <br />
검사의 인용구 수준이 참... 함량미달 맞는 듯...<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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