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회사 동료가 5시 근무 땡하고 바로 튀어가 골프를 치자길래, 예약을 잡으라고 했습니다.
해가 길 때는 16불에 15홀 정도 칠 수 있었지만 요즘은 11홀 정도 밖에 못 칩니다.
퇴근하려는데 보스에게 붙잡혀 이야기를 좀 해야했기에, 그 동료가 먼저 가서 체크인 하기로 했습니다.
좀 늦게 출발했지만 급하게 운전해서 아슬아슬하게 티 타임 전에 SV 골프장에 도착, 1번홀 티 그라운드에 갔는데, 이 친구가 안보입니다.
클럽 하우스에 가서, 체크인이 되었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런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앗뿔싸, 다른 골프장과 혼동했나 보구나.
산속이라 휴대전화는 안되고, 보통 SP 골프장과 혼동하니까 빨리 그리 가야겠다.
꼬불 꼬불 산길을 날듯이 달려가고 있는데, 그 친구의 차가 마주보고 오는 것입니다.
두상도 그 친구이고, 그 골프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좁은 산길에서 차를 돌려서 다시 SV 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세 군데 주차장을 다 뒤져도 그 친구도 차도 없었습니다.
내가 뭐에 홀렸나? 다시 SP 골프장으로 가야겠다.
꼬불 꼬불 산길을 빨리 달려 SP 골프장에 거의 도착했는데,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미안하다고 착각해서 SV골프장에 갔다가 SP골프장으로 가고 있는데 거의 도착했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자기는 SC골프장에 있다는 겁니다.
아니 그곳은 소도시 하나를 관통하고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30분은 걸리는 거리인데...
돈도 이미 냈으니 그냥 가겠다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아니 왜 이 근처 골프장은 왜 주로 S로 시작하는 두 단어 이름이지? 헷갈리게.
허겁지겁 25분만에 달려가니 6시가 다 되었습니다.
헐떡거리다가 공을 치면 잘 안맞을테니 진정하고 침착 냉정해야 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첫 홀은 파5, 티샷도 잘 맞고, 다음 아이언샷도 잘 맞았습니다.
이제 되었구나. 별 문제 없겠네 하며 마음을 놓았습니다.
긴장을 풀고 온그린을 하려고 아이언샷을 했는데 심하게 훅이나서 다른 홀의 벙커로 공이 들어가 버리네요.
벙커샷이 짧아서 5타만에 온그린.
3퍼트까지 하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
역시 골프는 방심하는 순간에 무너지네요.
허겁 지겁 정신없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은 잘 견뎌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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