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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 전 총리와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등 원로역사학자들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승인을 취소하라는 진보 진영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사 교과서 논란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역사교과서가 정쟁의 도구가 되고 있는 오늘의 이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교사와 학부형을 중심으로 한 온 국민이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고 역사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사편찬위원회(국편위)의 검정을 최종 통과한 교과서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역사교과서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갖췄을 것"이라며 "논란의 표적이 되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도 완벽한 것은 아니나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과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인호 명예교수는 "어떤 교과서든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수정될 수 있다"며 "걱정스러운 점은 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다른 목적으로 집중포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과서 내용이 공개되기도 전에 유관순을 깡패라고 했다는 등 선동을 시작했다"며 "지금 이것(교학사 교과서)을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대부분은 학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명예교수는 "내 손자와 국민들이 이 교과서로 공부한다고 해도 국민교육상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영 명예교수는 "국편위가 검정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번 결정(검정승인)을 내렸다"며 "이 결정을 믿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교과서를 써 보고 검정위원으로 활동했지만 특정 교과서를 한두 사람의 결정에 의해 합격 또는 불합격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며 "검정위원들은 다양한 내용을 종합해서 집필기준을 벗어나지 않은 것을 근거로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교과서에 대한 평가는 자유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교과서가 나오기도 전에 '된다, 안 된다' 한다면 국편위가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일선 학교에서 8종의 교과서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역사왜곡 주장에 대한 반박 요구에 대해 이인호 명예교수는 "저희 몫이 아니다"며 "저희는 어느 하나의 교과서를 표적으로 해서 공격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는 것에 그쳐야 한다"고 답했다.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에는 권이혁 전 교육부 장관,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 박영식 전 교육부 장관, 윤형섭 전 교육부 장관,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정원식 전 총리,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김영한 서강대 명예교수,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 신용철 경희대 명예교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기동 동국대 명예교수,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이보형 서강대 명예교수, 이성규 서울대 명예교수, 이성무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은순 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이종욱 서강대 전 총장,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 최문형 한양대 명예교수, 박용옥 성신여대 명예교수 등 23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