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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의.. 이미 진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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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9 17:3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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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의.. 이미 진 싸움..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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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옥 [가입일자 : 2005-07-09]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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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에 대해 이곳 와싸다에서도.. 인터넷의 논객들, 그리고 딴지일보까지 많은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글들을 읽어보면서 이미 진 싸움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거의 대부분 글의 논지가 동일합니다. 국정원의 국면전환 카드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지켜보아야 한다. 물론 발표가 사실이 아닐 것이니 수사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무리수에 대해 철저히 추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이석기는 그럴 수도 있는 사람이니 진짜인지 아닌지 기다려보자는 이야기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합니다.
향후 크게는 정국, 작게는 이 사건의 전망에 대해서도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루한 수사가 이어질 것이고, 나중에 이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흐지부지 될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일종의 패배주의적인 자세지만 실제 그렇게 되었던 많은 사건들을 생각하면 수긍이 갑니다.
이미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대응 방식입니다.
지루한 수사와 법정에서의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 동시에 지금은 지켜볼 때라는 이야기는 곧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겠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닙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이라는 이슈를 이어가고 공감대를 키워가기 위해서는 국면전환용으로 던진 거짓말이라고 크게 반발해 싸우거나, 그 사람.. 그리고 그 당은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국가의 전복세력이라 선언하고 빨리 털어버려야 합니다. 최소한 우리와는 완전히 무관한 일이니 그건 우리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지켜보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하고 언급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모두 한 목소리로 지켜보자고 합니다. 이건 대응이 아니라 패배의 시점이 다가오기를 웅크리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미 저들의 종북 공세가 진보진영 내부에까지 깊숙이 파고 들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먹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빨갱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 빨갱이는 북한에 대한 추종세력으로 번역되고 ‘종북’이라는 단어로 압축되었습니다. 보수(?)쪽에서는 이를 진보진영 전체, 심지어는 민주당까지 묶어서 덮어씌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보가 종북이라는 증거라며 통합진보당을 들먹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크게 성공한 사례가 지난 분당 사건 때였습니다. 같이 당을 하고 있던 사람들조차 저들은 종북이라고 외치며 당을 뛰쳐나갔죠. 부정선거라는 이슈에서 시작한 사건이 종북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로 번져갔던 것입니다. ‘종북’이 문제이고 그들이 ‘종북’이라 믿었다면 처음부터 같이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고, ‘종북’이 문제가 아니거나 그들이 ‘종북’이 아니라 믿는다면 분당의 과정에서 ‘종북’이야기는 절대 나오지 말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북’이 문제가 되었죠. 갈라져나간 쪽의 지도부는 직접 종북을 말하지 않았다 항변해도 이는 무의미합니다. 넘쳐나는 종북 이야기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석기가 남한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물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을 했다는.. 내란음모죄라는 무시무시한 협의를 받고 있어도 수사결과를 기다리자고 합니다.
수사를 기다리자는 이야기가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중립이 아니라 이미이석기는 내란을 일으키려 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현 통합진보당은 ‘종북’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것죠..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진보진영과 통합진보당은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종북’은 함께 할 수 없는 대상이다. 통합진보당은 ‘종북’일 가능성이 있다. 통진당과는 함께 가지 못한다.. 간단한 삼단논법이죠..
다행이라면 정의당의 반응 정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호선은 과거의 용공조작사건을 이야기하고 통합진보당의 당당한 대응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국면전환을 위해 함께 무엇을 하자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조작일 것이니 너희 들이 잘 알아서 해봐.. 라는 정도이지요.
민주당은 언급할 가치가 없어졌습니다.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 예의 주시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위에 적은 것과 같이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통합진보당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면서 그래서 우리가 저쪽과 같이 하지 않는 거야.. 라고 이야기하고 열심히 국정원 개혁을 외치던지, 거짓을 말하지 말라고 외치면서 함께 싸우자고 하던지..
저는 지금도 통합진보당원입니다. 모임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당비를 내고 있고 스스로 통합진보당은 ‘종북’이 아니고, 민주주의는 ‘종북’이건 아니건 그 사람의 사상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함께 하던 마음속의 친구들.. 진보진영이라 스스로 이야기하는 분들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저도 예의 주시할 것입니다.
다만.. 패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고자 나서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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