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출근을 했습니다.
승객이 좀 붐비는 터라 뒤쪽으로 갈려고 이동하는데 갑자기 뭔가가 걸리더군요.
여고생이 등에 메고 있던 책가방 지퍼 고리에
제 바지 허리띠 잡아주는 띠 부분이 그대로 물려 버렸습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양손을 쓸수도 없고 제 한손엔 종이가방도 들려 있고
여고생 당황하고 저도 당황하고...
일단 이상황을 벗어나야된다는 생각에 종이가방을 여고생한테 들어봐라고 건네준 후
한손으로 버스고리 잡고 한손으로 빼 볼려고 하는데 안되네요.
정차했을때 두손으로 열심히 빼도 안되고...
그렇게 몇정거장을 지나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혹시 칼이나 가위 있냐고 여고생에게 물어보니 없답니다.
그런데 다행이 옆에 서서 이걸 지켜보던 남학생이 컷터칼을 꺼내서 건네줍니다.
싸구려바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별수 없으니 바지에 칼질을 했습니다.
천만 다행인게 만약에 그 여고생이 자기 뒤에서 왠 노땅아저씨가
허리를 들이밀고 흔들고 손으로 더듬거리고 하는 모습을 보고
비명이라도 질렀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긴 하지만 여고생의 침착함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운동해서 배 집어넣어야겠습니다. 그리 많이 나온 배도 아닌데...
아님 바지를 스키니를 입으면 될라나요.
아무튼 식은땀나는 출근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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