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를 강남의 대치동에서 보냈습니다.
소위 말하는 강남 8학군 중 하나로써, 졸업 당시에는 서울대에 65명 정도 갔습니다. 반에서 서울대는 3~4명, 연/고대는 10위 권내에 들면 갈 수 있었죠. 서울대 진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로 전국에서 4~5위 정도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강남 8학군 근처에 살고 있으면 추첨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타 지역보다 대학 입학에서 잇점을 가졌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특목고, 외국어 학교 등등이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순위에서 밀려나더니 이제는 서울대 진학에 대한 기사에서 아예 사라져 버렸더군요. 즉 예전처럼 학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정의 재력과 인맥이 대학 진학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죠.
이명박에게 표를 던진 서울 사람들은 마음 한편으로 아파트 붐을 다시 한번 불어주길 기대하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특목고 다량 생산(혹시 그의 교육 관련 선거 내용 아시나요? 기가 막히죠)와 보금자리 아파트로 집값 하락을 만듭니다. 과거 독재에 항거하던 50대가 박근혜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가진것이라고는 아파트 한 채밖에 없음에 대한 초조함도 베여 있었을 것입니다.
아파트의 대장주이자 풍향계인 강남의 아파트의 매력이 떨어진 이상, 아파트값이 오를 수 있을까요? 소득 대비 주택 비용,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가격의 추세등 여러 훌륭한 자료가 많지만, 개천에서 용나길 바라는 부모가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학군 좋은 땅에서 집 한채 마련하는 것이었던 것이 이제는 우스운 과거사로 남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오를 곳은 오를 겁니다. 뉴욕이나 런던, 파리의 사례에서와 같이 강가 주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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