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방금 휴지 팔러온 사람이 있었는데.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3-08-06 15:29:19 |
|
|
|
|
제목 |
|
|
방금 휴지 팔러온 사람이 있었는데. |
글쓴이 |
|
|
남두호 [가입일자 : 2006-08-21] |
내용
|
|
불쌍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나쁜 사람이더군요.
물론 먹고 살기 힘들고 팍팍하다보니 그렇게 되었거니 생각은 되지만요.
낡아 빠진 두루마리 휴지 두 뭉치와 각휴지 한 뭉치를 들고 들어와 휴지 좀 사달랍니다.
막무가네 식으로, "당신 같은 사람들이 안 도와주면 우린 어떻게 삽니까?"라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소란을 피웁니다.
나가라해도 나가지 않고, 출입문을 발로 받쳐 버팅기고
시비를 걸어 달라는 식이더군요..
시끄럽거나 귀찮으면 한 푼 주겠거니 하는 심산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여긴 당신을 도와주는 곳이 아니라 학생들 가르치는 곳입니다.
지금 학생들 공부 중이니 조용히 하시고 나가달라 했습니다.
또 같은 말 반복, "이런 곳에서 안 도와주면 우리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삽니까?"
제가, 우리도 남의 집이나, 길바닥에서나 학생들 가르치지 않지 않습니까!
하니 성질을 내고 가지고 온 휴지 뭉치를 바다게 댕동이치고 달려들더군요.
'자기더러 길바닥에서 장사하라고 했다고'
그말 취소하랍니다.
취소 못할 것 있겠습니까?
취소한다고, 죄송하다고..
씩씩거리며 나가더군요..
더 시비를 걸어 주지 않아 아쉽다는 표정으로 말입니다.
돌려 보내고 순간 씁슬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당신네들 힘든 거 알고, 도와주지 않은 것은 미안하지만
정말 그런식으로 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불쌍한 당신네들을 도와 주어야 할 의무는 이 사회와 나라에 있는 것이지
개개인에게 그런 의무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말입니다.
개개인의 도덕적, 양심적 선택 사항을 의무 사항인양 속을 긁어 내어
자기의 잇속을 채우려는 것은 분명 나쁜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 생각 해봅니다.
당신네가 오늘 못 벌면 당장 오늘 먹고 살 일이 막막 할 수도 있지만
우린 매달 적자나서 이리 저리 돌리고, 대출 받아 살고 있다고.
여기저기 돌려 쓰는 돈, 대출 받은 돈인 줄 안다면
당신네들 우리 한테 도와 달라고 말 할 수 있겠느냐고..
돌아서 나간 사람이나 앉아 있는 저나 다 같은 형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