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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같은 8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8-02 12:13:25
추천수 7
조회수   1,160

제목

꿈 같은 8월....

글쓴이

정영주 [가입일자 : 2003-03-25]
내용
6월부터 시작된 아버님의 병원생활이 7월28로 끝을 맞이하고 다행이도 경과가 좋게 나와 퇴원이 결정되는 순간 모든 가족들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어지고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두번의 응급실행과 15일간의 중환자실 생활 16일간의 준중환자실(?)에서의 시간이

아버님을 많이 지치게도 했지만 그래도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충실하게 보내신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 10일 동안은 정확한 병병을 찾지 못한체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애매한 판정에 내심 별거 아닌 병으로 치부되어 저나 가족들은 조금은 느슨하게 대처하다가 퇴원을 결정했고 퇴원후 이틀만에 심정지 직전까지가는 상태로 119에 도움을 받으며 다시 병원으로 입원하게 되고 원래 호흡기내과에서 담당했던 치료가 엉뚱하게도 신경과로 전과하게

되어 부모님도 많이 당황하시고 걱정도 많아지셨지만 "길랑바레 증후군"이라는 정확한 병명을 확인하게되어 다행이기도 했습니다.

길랑바레라는 병이 신경계마비 증상으로 부정맥이 있으시던 아버님께 치명타를 입히게 되었고 그로인해 자가호흡이 불가하여 관삽입을 하여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심정지 상태로 돌아가실 수 밖에없는 상태여서 2~3일간 어머님과 저희 형제는 사실

뒷일을 상의하고 결정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더군다나 심장쪽이외에 모든것이 정상인과 같은 상태에서 중황환자실에 계셨던 아버님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치료거부및 인공호흡기를 본인의 손으로 뽑아버리시기도 하셔서 더욱 절망적이었습니다.

본인이 희귀병인걸 아시고는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였습니다.

울었습니다.

많이도 울었습니다. 처가살이 하면서 돌아가실때 너무도 허무하게

보내드렸던 장인 어른이 떠올라 더욱 제자신이 한심하고 바보같아서

참지 못하고 제 아들 앞에서 울었습니다.

저를 많이 사랑해 주셨던 장인을 떠올리며 아버지께 매달리기 시작했고

불치병.난치병도 아닌 그저 희귀병에 속해있는 작은 병일 뿐이라고 설득하고

아침 저녁으로 매일 가서 아버님과 대화하고(호흡기때문에 아버님은 글로 쓰시고)

또 대화하고 설득하고 때론 아버님의 말도 않되는 말들을 무시하기도 하면서

싸웠습니다. 다행이도 치료제가 맞아 점점 회복이 눈에 보이고 아버님도 살고자하는

의지가 강해지시고 15일 만에 일반실에 가까운 병실로 옮기시고 17일만에 집으로...

한달이 길었습니다.

아버님과 30년 가까이 한집에 살면서 해보지 못했던 길고긴 대화나 손을 잡고 서로를

위해 사랑한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

정말로 아버지를 아버지라는 이름만으로만 대하고 느끼고 살아왔던제 저의 43년이

후회되고 한마디로 어의없었습니다.

아버님을 목욕시켜드릴때 몰래 또 울었습니다.

너무나 야위고 볼품없는 몸뚱이에 뼈와 가죽만이 남은것같은 앙상한 다리와 팔을

제게 맏기고 힘없이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네가 불쌍하고 가엽고 안쓰러워서...

그래도 그런시간들 덕분에 아버님과는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본가에도 더 자주 들리고 목욕도 아직은 혼자서 무리셔서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직접합니다. 이제는 아버님도 거부감이 없어 지셨구요.

과묵하셨던 아버지는 어디가고 수다쟁이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제가 와싸다에서 보낸 시간이 10년입니다.

10년 동안 많은 분들이 떠나시고 다시 돌아 오시고 새로운 회원분들이 신선함을

주시고 업자분들이 수도 없이 늘어나고 회원간의 언쟁으로 시작해서 싸이트에 대한

독설까지... 참 많이도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곳이 좋습니다.

"역지사지" 제 주위상가분들과 만든 모임의 이름입니다.(전 정총무를 맏고 있네요)

모든것이 과하지 않았으면 관심사도 서로 틀리고 수많은 성격들이 모인 곳 일수록

과한것이 항상 문제가 되더군요.

사랑합니다. 아니 사랑합시다.

회원님들 어르신들 동년배의 친구들 동생들 글고 운영자분들...

두서없고 어눌한 표현의 글을 읽어주셔서...

휴가기간에 건강들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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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3-08-02 12:21:25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br />
<br />
시시비비는 가릴수록 더 커집니다.<br />
<br />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돌이켜 보면....세상은....<br />
<br />
그저 그런 겁니다.....적당한 시시비비는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br />
도가 지나친 시시비비는 서로간에 맘을 상하게 하니....<br />
<br />
적당한 선에서 그쳤으면 합니다.

안성근 2013-08-02 12:27:09
답글

노래에도 있잖아요. 둥글게 둥글게~<br />
<br />
아버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넘기셨네요.

김승수 2013-08-02 12:29:45
답글

그런 아버지를 보내고 .. 또 잊고 한동안 살다가 .. 어느날 문득 거울앞에서 아버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류승철 2013-08-02 13:00:09
답글

훈훈합니다. 이젠 쾌차하셔서 오래도록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br />
<br />
나이가 어려서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결국 짧은 기간이었지만 몸이 아픈 아버지 병간호를 하면서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소천하신 이후에 아버지의 흔적을 정리하면서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젊어서 쓰셨던 시계를 제가 요즘 차고 다닙니다. 늘상 아버지가 제 곁에 계신 것 같아서 든든합니다.

이지강 2013-08-02 13:24:23
답글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아버님의 건강을 기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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