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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많은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래간만에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최근 들어서는 안 좋은 투구속에서 피안타율이나 출루 허용률이 높아졌었죠.
대신 패는 별로 없었고 팀의 승패에서는 나름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이번 경기 승리로 LA 다저스 출범이후
홈구장에서 개막후 10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한 첫 선수가 되었답니다.
바로전 토론토전에서는 팀의 대승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아주 실망스러웠고
감독은 그 원인을 너무 길어진 휴식탓으로 돌려 현진이를 감싸줬습니다.
그간 현진이의 문제에 대해서 개선안을 몇가지 어제 리뷰에서 제시해봤는데
그 부분들이 비교적 잘 보완이 되었습니다.
- 직구 구속 증가시켜 체인지업 효과 같이 높이기,
- 슬라이더의 구속 올리고 비중을 높여 직구와 혼동을 주고 메뉴판을 늘리기
- 스트라익존에 대한 빠른 적응
1. 스트라익존
오늘은 주심이 지난번 완봉때와 같이 스트라익존은 좀 넓은편이었고
특히 류현진이 좌에서 우로 향하면서 플래이트 끝쪽에 걸치는 공에 대해 상대적으로 후한 모습도 종종 나왔습니다.
그간 류현진이 아깝게 스트라익 판정을 못받은 공들중 많은 비중이 좌우로 좀 빠졌다고 판정을 받은 경우가 많았죠.
스트라익존에 적응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2. 구속의 증가와 슬라이더의 활용
류현진이의 공식 투구 분석 자료를 보면 실제와 다르게 감지되는 경우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많습니다.
이유는 구속변화에 따라 공이 그리는 라인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일부 포심은 투심으로 인식이 되고, 오늘도 체인지업으로 찍힌 공 한두개는 슬라이더로 보이더군요.
원래 슬라이더와 커브의 경우 속도차가 좀 있으나 애매한 속도로 들어갈 경우 트래킹 장비나 중계진도 판단하기 어렵고, 중계진은 그래서 모르겠으면 브레이킹볼이라는 넓은 범위의 용어를 사용합니다.
대신 투수 출신 해설자들의 경우 비교적 구질을 잘 잡아내는데, 순간적으로 그립과 손목 움직임을 같이 보더군요.
예전 WBC해설때 박찬호가 구질을 바로바로 잘 해설해 주었습니다.
류현진은 오늘 경기전까지 시즌 평균 구속을 보면.....
직구 90.8, 슬라이더 82.2 커브 72 체인지업 80
오늘은 경기 전쳬적으로 구속이 꽤 올랐습니다.
지난번 완봉때에도 구속이 다른 때보다 조금 더 좋았죠.
체인지업을 큰 무기로 하는 류현진은 직구의 구속이 높아야 타자들의 타격에 대한 판단 시기를 좀더 앞당길 수 있고, 그래야 체인지업의 효과가 커집니다.
류현진의 구속은 98개를 던진 이후 등판한 7회초에서야 시즌 평균으로 떨어졌습니다.
직구는 평균 2-3 마일이 올랐고
커브와 슬라이더는 4마일 가량 올렸습니다.
직구나 커브는 타자에 따라 조금더 구속의 변화를 줬는데
이는 타자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대처한 결과로 보입니다.
현진이는 직구의 공끝도 좋고 무브먼트 자체도 나쁘지 않으나
결정적으로 무브먼트의 다양성이 부족한 타입입니다.
공끝이 좋다는건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데 보통 류현진에게 말하는 좋은 측면은
구속에 비해서는 공끝이 처지지 않고 살아있는 편이라는 것입니다.
구속을 제외하고난 이 수치를 보면 신시내티 투수와 비교시 2위권,
다저스 선발중에서는 커쇼와 그레인키에 비해서는 좀 떨어집니다.
커쇼의 수치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죠.
(투구 분석 데이타와 그걸 보는 방법에 대해서는 따로 준비해보겠습니다.
MLB 관련 블로그 하나 만들려고 준비했었는데 좀 미뤄지고 있어서
관련 내용을 여기에 많이 올리고 있네요.
그 내용을 보시면 각 투수별 특징도 잘 나타나고 류현진의 장단점도 잘 보입니다.)
하지만 무브먼트의 다양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구속을 올려야했고
직구와 혼동을 줄 수 있는 다른 빠른공도 하나가 필요했죠.
현재 류현진이 가진 무기중에서는 슬라이더가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동안 80초반에 있던 슬라이더 구속이 80대 중반까지 오르고
최고는 80대 후반까지 던져주면서 직구를 노리는 타자를 낚을 가능성을 많이 높혔습니다.
그 결과로.....
위기관리가 아닌 삼진수와 범타를 늘려 타자들을 처리할 수 있었고
투구수 관리도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슬라이더가 삼진수를 늘리는데 많이 기여를 했습니다.
슬라이더를 주로 쓰기 시작한 시점은 2회.
커브볼을 던지기 부담스러운 부르스를 상대로 2회 시도했다가 컨트롤이 높아 볼로 빠졌고,
이후 스트라익 잡으러 다시 직구를 던지다가 홈런을 맞았습니다.
(부르스는 인터뷰에서 한바퀴를 돈 이후 좌타자에게 직구를 던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이후로 하위 타선에서 슬라이더 컨트롤을 좀 점검한뒤
많은 범위의 타자들을 상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메뉴판이 본격적으로 다양해진 4회이후 현진이는 모든 타자를 잡아냈습니다.
3. 타자별 상대 전략
오늘 경기는 류현진과 엘리스가 특별히 더 신경을 쓴것 같습니다.
경기 내용중 보인 부분은......
강타자 브루스의 경우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일단 공에 대해 판단이 끝나면
그 궤적을 조준하여 미련 없이 빠른 배트를 날립니다.
헛 스윙이 좀 있으나 장타도 많죠. 공끝의 무브먼트가 다양하지 않은 현진이에게 위험한 타자입니다.
필립스도 브루스만큼은 아니지만 비교적 스피드는 빠른편으로 보입니다.
보토의 경우 상대적으로는 좀 느리게 보이고,
당연히 타격 판단 시기는 브루스 대비 빨라져야되는데
대신 스윙자세 도중 공의 궤적 변화에 따라 방망이 궤적을 움직여주는 능력이 좋습니다.
당연히 컨택 능력이 좋고 파울도 많은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뒤지는 상황, 투아웃에 주자가 깔리면 본인이 한방으로 해결해야된다는 의식에 스윙이 커지기도 하죠. 보토의 삼진은 주로 이 경우 많이 나옵니다.
오늘 이런 중심 타자들을 상대한걸 보면....
필립스나 브루스처럼 느린 커브가 위험한 상대에게는 커브의 속도를 많이 끌어올렸습니다.
각을 버리고 스피드를 택한거죠. 물론 슬라이더도 사용하고....
그러다 체력이 빠져 빠른 커브 구사가 어려운 막판에는 커브도 버리고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보토나 필립스의 경우 초반에 구속에 자신이 있고 컨트롤이 좀 마음에 들자
직구 중심으로 승부합니다. 대신 다른 타자들보다도 1-2마일 더 속도를 올려 전력 투구를 했죠.
그렇게 한번 당한 보토와 필립스에게 이후로는 초반에 컨트롤을 가다듬은걸 바탕으로
다양한 메뉴판을 깔았죠. 역시 결과는 좋았습니다.
브루스에게는 직구로 한방 맞고나서는 직구를 버리고
빠른 슬라이더, 더 빠른 커브(다른 타자들에 던진것 대비), 체인지업으로 대응했습니다.
역시 슬라이더가 제대로 준비 되지 않고 커브와 체인지업 만으로 상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죠.
반면 아로요의 경우 오늘 주무기인 커브가 워밍업때부터 문제를 보이자 다른 볼배합을 한 결과, 볼카운트가 맘에 안들게 흘러갔다고 합니다.
4. 종합 의견
오늘의 투구는 류현진이 올 시즌 이후 경기들을 어떻게 던져줘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단지, 안타수가 적고 내용이 좋아서 그런게 아니고,
본인이 왜 맞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본인이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간 좌우 스트라익존이 평균이하로 좁은 주심을 만날때 다른 투수들보다 더
고전하던 부분은 앞으로도 잘 대비해야 하고,
직구의 좌우 방향 컨트롤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5. 볼만한 내용들
슬라이더 관련 기사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018&article_id=0002819235
경기 내용 투구 기록(일부 투구는 잘못 나오긴 함)
http://mlb.mlb.com/mlb/gameday/index.jsp?gid=2013_07_27_cinmlb_lanmlb_1&mode=wrap#gid=2013_07_27_cinmlb_lanmlb_1&mode=plays
베이커의 체인지업 평가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17&article_id=0002359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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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중 재미있던 장면 한가지 리뷰를 추가합니다.
이전 경기에서 추신수가 슈마커의 fake에 속아서 주루사한 일이 있었죠.
오늘 푸이그의 타구때 그 복수가 나왔습니다.
기습번트나 번트자세에서의 타격전환도 일종의 fake play지만
대부분은 포수와 내야수들이 주자를 낚을때 나옵니다.
원래부터 어느정도 사용되긴 했는데 올해들어 유독 유행처럼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푸이그가 우익수 부르스 앞 안타를 치고 1루를 지나 2루갈까하고 눈치를 보려다가
기습적으로 뒤에서 나타난 포수 메조라코에게 테그 아웃을 당했습니다.
http://mlb.mlb.com/mlb/gameday/index.jsp?gid=2013_07_27_cinmlb_lanmlb_1&mode=video
위 비디오 목록중 아래로 좀 내려서 Bruce's heads-up play 입니다.
푸이그는 1루수 보토가 멀리 나간거 보고 방심하다 당했는데
포수가 1루 베이스로 주자 몰래 달리는건 평소 나오지 않는 스타일의 플레이로 보아, 해설자 말대로 미리 어느정도 대비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익수가 1루주자 잡으려고 송구하는 모습은 주로 여태까지는 푸이그가 보여줬었지요.
물론 푸이그의 송구는 1루에 도착하기 전에 잡으려는 송구이긴 합니다.
어쨌든 같은 우익수의 송구에 당했으니 한방 먹은거죠.
이장면에서 또 재미있던 부분은 메조라코가 푸이그를 테그아웃 시킬때
마치 홈플에이트에서 사용하는 베이스 블로킹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비디오 보시면 참 웃깁니다.)
이게 원래는 1,2,3루 베이스에서는 허용 안되지 않나 싶긴한데,
타이밍 자체가 완전히 아웃 타이밍이었기때문에 아웃으로 선언되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