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는 제품의 안전관련 결함에 대하여 제품의 폐기때까지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제조사가 만들어 내는 제품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겠죠. 당장 소비자가 여러 형태로 사용을 하고 리스, 렌탈도 하고 중고차로 파는 것도 사용의 한 형태입니다.
그런데 만약 사용기간 중 소비자가 관리의 부주의가 있고 그것으로 인하여 사고가 났다면, 그 책임은 소비자에 있겠죠. 만약 소비자가 정상적인 사용방법과 관리에 의해 사용하였는데도 안전사고가 일어났다면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제조사 책임입니다.
중고차 업체는 고객에게 판매시에 차량의 점검에 대한 책임이 있고 만약 어떤 문제가 있었고 그것을 숨기고 고객에게 판매했는데 그것이 원인이 되어 문제가 생겼다면 당연 중고차 업체의 책임이 크겠죠. 물론 설계가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었다면 제조사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입니다.
XG의 사이드 에어백 전개의 경우를 생각해 볼 때, 만약 확인되는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에어백이 이유없이 전개된 경우(시동 걸 때 터진 걸로 봐서는 이유가 소비자에 있지 않고 시스템적으로 결함을 안고 있었겠죠, 시간에 따라 특성이 변하건 신뢰성 문제건 간에) 이 경우는 무조건 제조사의 책임입니다. 소비자는 제조사가 요구하는 정해진 수준의 정비만으로도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비의 불량, 사용의 미숙/오용, 제품 자체의 결함 등에 대하여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는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런 케이스의 경우는 제조사가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너무나도 상식적이고도 자연스런 접근이겠죠.
만약 안전관련 결함에 대해 정말 품질 보증기간만 보증이 된다면 우리가 도로에서 차를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에어백, ESP, MDPS, 브레이크, 파워트레인 등… 이 모든 것들은 적어도 고장날 시에 자기자신만 죽는 것이 아니라, 옆에 무리지어가는 행인들로 돌진, 고속에서 차선을 넘어와 다른차와 충돌, 트럭 같은 경우 집을 덮칠 수도 있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중에 보증기간내에 있는 차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런 결함에 의한 사고로 인한 거액의 소송이나 배상을 피하고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제품 안전의 기준을 만들게 되죠. 물론 유럽 같은 경우 모든 기계류에 대해서 오래전 부터 안전 지침을 만들어 법규로 준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기계를 만들어 유럽에 판매하려면 그 지침을 따라야 하고(CE mark),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군 별로 별도 EN 규격(또는 ISO규격)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해당 시장에 진입하거나 그 시장의 법규에 만족하기 위해서 그리고 또한 법률적 책임을 벗어날 어떤 설계 기준으로서 그런 규격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ISO 26262가 현재 대표적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일반 플랜트 중심에서 유래된 IEC 61508이 표준이었습니다만, 자동차의 경우 대량 생산이라는 특성과 또한 제품 자체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동차의 상황에 맞도록 실용적으로 좀 더 상세하게 전개한 것이 ISO 26262입니다.
어쨌든, 이런 규격에는 분명히 제품의 폐기시 까지 소비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구상부터 개발, 양산 및 폐기 등의 모든 제품 라이프 사이클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을 다 설계 범위에 넣고 각 단계별 프로세스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제품별 규격 이전에 그 상위의 제품 안전에 대한 법규 자체(EC Directive)가, 제품이 5년이 되었든 10년이 되었든 제품의 폐기시 까지 안전하게 사용가능하도록 제조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자체 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그 원인이 제품 자체의 불량에 있다면 분명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입니다.
이런 책임을 지지 못할 제조사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지 말든지 아니면 불량으로 인한 회사 파산의 위험을 떠안고 판매하든지, 아니면 이런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시장에다 팔아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품 안전 규정은 일종의 또다른 선진국의 기술 장벽, 시장 보호 장벽이 되고 있으며, 안타까운 것은 그 장벽을 피할 수 있는 시장이 우리나라라는 것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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