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습관처럼 CD 한장 걸어놓고 작업을 하다 문득 음악이 들립니다..





주말에 근무할 때는 작은 회의실을 이용합니다. 8~10명 정도가 회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장방형으로 비교적 예쁘게 나온 공간에 바닥은 얇은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전면에 스크린이 있고, 그 아래 엠프와 CDP, 그리고 스피커가 있습니다.

엠프는 장터에서 구한 MD2220, 스피커는 한 직원이 집에서 깨끗하게 쓰던 JBL L60입니다. 별도의 스탠드 없이 그냥 종이로 싸놓은 덩치 큰 고무 지우개 6개가 한조의 스피커를 받치고 있습니다. CDP는 소니의 중급기(?)입니다. 인기 없는(?) 소니이긴 하지만 중고가 50은 넘는 놈이니 엠프의 가격을 생각하면 과분한 놈이긴 합니다.. 얼마 전 CD 인식을 못해서 알콜솜으로 닦아주었더니 아직은 이상이 없습니다.



오늘은 붉은군대합창단의 CD를 걸었습니다. 객석 중 매우 좋은 자리 아니면 지휘자 석에 서야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놈이 그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합창의 매력은 먼저 단원들의 조화에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 소리, 그리고 노래부르는 위치, 각 파트의 어우러짐, 그리고 파트들의 어우러짐, 가끔 나오는 독주.. 그리고 다시 전체의 소리와 한 사람 한 사람의 조화입니다.



레퍼토리와 해석의 매력도 있습니다. 노래 자체의 아름다움, 그리고 어떤 곳을 노래하더라도 지휘자의 의도에 따라 강조되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점점 커지는 소리에 이어지는 한 목소리 같은 절제된 소리.. 그리고 마음껏 소리지르는 부분.. 이렇게 곡의 아름다움과 해석의 매력이 모여서 음악적 감동을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발성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독창보다 부드럽고 풍성한 소리가 강조되는 것이 합창곡입니다. 그 풍성한 소리가 어우러지면 부드러운 공기의 떨림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답게 들리느냐에 따라 감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아름다운 공기의 떨림은 조래하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이상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만.. CD로 듣는 음악은 지역 합창단이나 교회 성가대와는 달라서 대부분 그 이상을 해줍니다.





오늘 걸어놓은 CD는 EMI 클래식으로 나온 놈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피커가 한계를 드러낼때가 있습니다. 무너지는 저음.. 그리고 가끔 거슬리게 튀어나오는 쏘는 고음.. 그러나 이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 가끔 놀랄 때가 있습니다.

합창의 소리가 들릴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던한 재즈나 퀸 같은 락을 들을 때도 매우 좋은 소리를 들려줄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현악에서 절망적인 소리가 날 때가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깽깽이로 만들어주고 첼로는 전자올갠의 첼로 소리로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교향곡을 틀면 소리가 뭉개집니다. 더구나 소스의 품질이 떨어질 때 더 분명히 뭉개지는 소리를 내줍니다.



하지만 장점이 느껴지는 순간에는 지나치게 부드럽지도 않고, 지나치게 튀어나오지도 않는, 여러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소리를 분명하게 전달합니다.



MD2220이 예쁜 소리를 내주는 엠프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스피커 컨트롤 능력.. JBL L60도 조금은 거친 감이 있지만 예쁜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인 듯 합니다. 가격 대비(?)라고 하면 매우 훌륭한 기기들입니다. 스피커를 가져온 직원이 MD2220을 빌려다 집에서 들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L60이 집에 한 조 더 있는데 지금 물려있는 중급기 정도는 되는 일제 엠프보다 확실히 나은 소리라고 합니다. 물론 집에가져다 물리면 또 달라지겠지만..





주절주절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다보니 무슨 소리를 한 것인지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만.. 소문처럼 MD2220이 어느정도 이상의 소리를 내주는 엠프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JBL의 L 시리즈도 괜찮은 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담배를 한대 피웠더니 공기청정기가 그만하고 일 하라고 음악소리를 방해합니다. 모두들 편안한 주말,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