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류현진 경기를 제대로 감상하시기 위해서는 소속팀인 다저스의 근황을 잘 아시면 좋겠죠.

몇가지 측면으로 써봅니다.



1. 6연승뒤 16-1 대패

다저스의 상승세는 일단 불펜진의 변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무리 투수 리그는 젠슨으로 교체되었고, 불펜 화력(?)의 중심 벨리사리오는

아주 큰 멘붕사태를 거치고 나서는 갑자기 급상승합니다.

부상 복귀한 카푸아노 선발 투수도 좋은 모습을 보였었는데, 어제 완전히 망가졌고

마이너에서 올린 파이퍼 투수 역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몇몇 선수들이 비교적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했고

슬럼프에 있던 선수들도 상승세를 탔습니다.

화제의 중심인 신인 푸이그는 계속 좋은 성적으로 팀과 팬들에게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환경외에도 지난번 난투극이후 팀내 화합이 잘 되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저스는 토종과 용병군들이 어느정도 거리감이 있었으나 (류현진도 용병 그룹)

문제가 터진 애리조나전에서 푸이그가 맞고 투수 그레인키가 보복하다가

다시 맞고 다시 벤치 클리어링때 벨리사리오와 푸이그가 활약(?)하는 식으로 전개되다 보니....

이번 6연승이 다저스에게 더욱 기뻤던 이유는 지구 라이벌 샌프전 스윕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2. 캠프의 복귀와 외야수 운영 시험

푸이그와 또다른 신인 반슬라이크가 주전급으로 올라온 이유는

주전 중견수 맷캠프와 좌익수 크로포드의 부상입니다.

반슬라이크는 크로포드 대신 좌익수로 갔고

원래 본인 위치인 우익수로 올라오면서 우익수 이디에는 중견수로 밀려납니다.

이디에는 몸값이 아주 비싼 선수죠.

하지만 이디에는 중견수 자리에 빠르게 적응하고 좋은 수비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그러다 캠프가 중견수로 돌아왔죠. 돌아온후 첫 경기에서 결정적 고난도 수비로 팀을 승리로 만들었고 이후로 타격과 빠른발도 살아났습니다.

또다시 자리를 뺐긴 이디에는 좌익수로 갔고, 이후로 푸이그와 좌우를 바꿔보는 시험도 했습니다.

그러다 잠시 부상으로 빠졌던 반슬라이크가 또 돌아왔죠.

다저스는 부상 복귀할 크로포드까지 합치면 쓸만한 주전급 외야수가 5명이나 되어버리는 사태가 왔습니다.

반슬라이크는 1루수도 겸하니 곤잘레스 역시 긴장해야죠.

그런 경쟁적 상황때문인지 전체적으로 타선은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남는 외야수를 처분하고 주전급 선발 투수 하나를 데려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죠.

결국 외야에서는 주전을 위한 피튀기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3. 벨리사리오의 부활

벨리사리오는 계속 부진하고 불을 지르다가 큰 사고를 쳤죠.

문제의 사태는 만루에서 본인 앞으로 오는 낮은 플라이를 일부러 원바운드로 잡은뒤

더블플레이를 하려다가 공을 놓치고, 다시 악송구까지 했던 장면입니다.

결국 정신이 나가서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는 상태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덕아웃에 앉아있던 그의 멍한 표정은 많은 동정을 불러일으켰죠.

공 잘 던져서 영웅이 될뻔하려다가 수비로 역적이 되어버린 케이스였습니다.

그러나 이후로 바닥을 찍고 급상승합니다.

이후 몇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만 허용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갑니다.

그 하나의 안타도 타자에게는 운이 따랐던 땅볼이었죠.

역회전성의 씽킹 패스트볼 구위는 원래 좋았는데

문제는 볼은 너무 멀고 스트라익은 항상 비슷한 자리로 높게 들어가는게 화근이었습니다.

최근 회복후에는 공도 낮아지고 공끝의 변화도 일정하지 않게 조절되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우타자 몸쪽 낮은 스트라익 존으로 오다가 무릎아래쪽으로 떨어져 버리는 결정구가 아주 좋습니다.

어제 16:1로 대패하는 과정에서 야수인 슈마커까지 마운드에 올리면서 벨리사리오와 젠슨을 아꼈습니다.

류현진 경기에 필승조로 쓰기 위해서죠.



4. 류현진의 어려운 상대

양키스전때 비로 연기되면서 상대 투수 바뀌고 로테이션 순서가 하나뒤로 밀렸죠.

로테이션 조정중 카푸아노가 스스로 자처해서 본인이 희생을 했는데, 당시 결과는 좋았으나

어제 경기를 보면 그 과정에서 좀 무리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결국 류현진을 위한 배려였는데, 그게 과연 진심이었는지....?

류현진이 맞게되는 투수가 클리프리....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좌완투수로 투수들의 교과서로 불립니다.

그래서 한국 이름이 이절벽 교수....

제구력도 정상급이고 다양한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포심, 투심, 커터가 서로 다른 궤적으로 비교적 속도차가 없는 편인데 이게 가지는 의미는

동일하게 출발하는 빠른 직구가 타자 앞에서부터 포수 미트까지 농구공 사이즈의 궤적으로

퍼져나간다는 겁니다. 게다가 체인지업까지 있어서 타자로서는 수싸움이 매우 어렵습니다.

올시즌 필라델피아가 예상보다 저조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9승 2패밖에(?) 못하고 있는 투수 입니다.

한화에서도 15승이 가능해 보이는 대단한 실력파입니다.

하지만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고 류현진이 홈에서 워낙 잘해주니 기대는 하셔도 되겠습니다.

어찌보면 공끝 변화를 무기로 하는 투수와 구속이 불규칙한 투수의 대결로도 볼 수 있겠네요.

참고로 티비에서 중계로 볼때 카메라 앵글 문제로 좌완투수의 직구 공끝 변화는

실제보다 약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