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사무실에 사장 친척이란 분이 한눈에 봐도 어설퍼 보이는 복장을 하곤, 가방에서 꺼낸 집안 종중관련 글귀를 인쇄해 달라고 가져와서 어려운 한자를 해독하면서 작업을 해주면서 별생각이 다듭니다.
종종 퇴직한 할아버지들이 문중의 인쇄물을 부탁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집념은 거의 맹신적입니다.
문중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헌신적으로 말년을 보냅니다. 특히 교육자 출신이거나 재산가 출신일 경우에는 그 애착이 더 컵니다. 저도 어떤 유명성씨의 족보에 올라 있고, 때마다 종중의 사업에 불려 다니곤 합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한 역사학자의 말씀이 현재 족보는 거의 대부분 위조된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던데, 그냥 호기심에 족보의 싱빙성과 성씨의 유래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공부해본 결과, 참 허무합니다.
조선 초 중기까지 족보를 가지고 있던 진짜 양반들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선 말기와 일제 초기에 거의 성씨와 족보들이 무더기로 만들어 졌고, 혼란한 틈을 이용해서 대부분 위조, 조작, 생산 되었다고 합니다. 더우기 소위 유명성씨일 경우 그 싱빙성이 떨어진답니다. 대부분 그 조상이 왕족일 겁니다. 왕족이 아무리 자손을 많이 낳아도 이렇게 많을수 없답니다. 유럽의 경우 왕족의 분포는 8%내외라고 합니다.
족보를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어르신내들을 보면서 갑자기 허무한 생각이 들어서 몇자 적어 봅니다. 저또한 옛날 어느 대감집의 개똥이의 후손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왕족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게 나쁜것은 아닙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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