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 하니까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전 군대에서 포병대대 교육장교를 했습니다.
94년도인가? 유격훈련을 하는데 작전과장 지시로 유격교육계획을 잡았습니다.
초안이야 옛날자료 보고 쉽게 잡았는데 중간 수정이 많아서 2-3일 전부터
밤에 자료 만들고 낮에는 3호차 타고 사단 사령부에 제출하는 행동을
반복해서 잠도 거의 못잔 상태로 유격훈련을 떠났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체력이 좋아 계획된 길로 병사들과 똑같이 40키로 정도 걸어서
새벽에 도착후에 먼저 설치된 작전상황 텐트에 도착해서 쓰러지듯 잠이 들었습니다.
깨어나니 해는 중천... 소령인 작전과장이 이야기 하더군요.
"신중위 너 며칠 못잔거 아니 오늘 오후는 작전병과 둘이서 상황텐트 지켜라"
오후부터 간부 따로 병사 따로 유격 시작하는데 오후부터 날씨가 흐려지더군요.
잠시후 사단 사령부에서 지금 큰태풍이 올라오고 있으니 모두 철수하라~~~
갑자기 온대대가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숙영지 뜯고 긴급히 인접 포병대대에서
트럭이 와서 전 병력을 싣고 다시 원래 부대로 복귀하는데 비는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암튼 산길을 두시간 정도 달려달려 다시 도착...
부대에서 물건 정리하고 태풍에 대비하려고 하는데 전 갑자기 배가 아프더군요.
단순히 설사 이런게 아닌 엶나고 배를 부여잡고 떼굴떠굴 구르는 정도 였습니다.
대대구급차가 와서 절 싣고 알파포대에 있는 의무실에 갔습니다.
약과 링겔맞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숙영지 뜯으면서 흐르는 물을 마신게 생각나더군요.
아마 이게 탈난 원인인듯...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분위기 이상... 탈영병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유격도 무서웠는데 갑자기 정신없이 상황이 돌아가니 온지 얼마안되는
신병하나가 분위기를 못이기고 탈영...
저빼고 전간부는 수색에 들어갔고 대대장이 직접 방송하면서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유격에 태풍치고 탈영병나오고 전 누워있고 지금 생각하면 가관이였죠. ㅋㅋㅋ
링겔 맞고 누워있는 중간에 작전과장도 저의 병문안을 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담날 아침... 뺀질하다고 생각했던 군의관이 처방이 맞았는지 저는 거짓말처럼
생생해졌고 심야에 대대근처 다리밑에 있던 탈영병은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태풍은 큰 피해없이 지나갔습니다. 연대 교육과장에게 연락하니 우리부대 유격은
다시 안하고 화생방만 교육하는걸로 대신 한다는 희소식을 전해주더군요.
남들은 운이 없어 3년의 군생활동안 3번한다는데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유격은
순식간에 번개같이 지나갔습니다.
사족으로 그때 저랑 유격텐트 상황을 선 작전병은 지금 어쩌다가 같은 회사라능...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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