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실에서 내 번호를 부르길 기다리는데,
"염군 아닌가" 갑자기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
깜짝 놀라 쳐다 보니,어떤 안면이 참 많은 노인입니다.
아....중학교때 물리 선생님.....
"어떻게 40년이나 흘렀는데 저를 알아 봐 주시는군요,선생님"
내가 그 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지 궁금하신지,나의 행색을 이리 저리 살피십니다.
그날 따라 병원에 올 때 허름하게 입어야, 의사가 더 잘 봐 줄거라고,
평소에 안 입던 허름한 잠바도 꺼내 입고,
머리는 내일 깎을 거라고 더부룩하고,
염색도 안해서 흰머리가 희끗희끗...
아마도 나의 행색이 너무 초라하니,그 동안 살아 온 삶이
순탄하지 못했다는 걸 파악하시곤, 더 이상 깊은 안부는 묻지 않으십니다.
난?....
깊은 대화 끝에 신산한 나의 행적이 드러날까 창피스러워,
황급히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곧 순번이 다가 오고,선생님은 사모님이 편찮으셔서,
내과 쪽으로 가셔야 하고.....
그리고는 오후 내내 머리 속에서 그 "해후" 가 떠나지 않고 맴도네요.
죄송합니다....선생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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