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사후 3개월간 윗집과 층간소음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올라가 보기도 하고 경비실에 인터폰 요청도 해보구요.
그런데 도무지 달라지지 않더군요 ㅠㅠ
그래서, 이번에는 장문의 편지를 써보자 다짐하고 A4용지 2장에 빼곡하게 부탁의 글을 써서 어젯밤 퇴근 후 윗집 현관문에 붙였습니다.
그런데 어젯밤 11시에 귀가하던 윗집 큰아들이 편지를 가지고 대화요청을 하러 내려왔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오라 해서 1시간 정도를 대화를 했네요.
나는 다른건 다 이해한다.
생활소음 공동주택 살다보면 다 날 수 있다.
하지만 "쿵쿵쿵" 발뒤꿈치 찍는 발소리만 줄여달라 요청했고 윗집 큰 아들은 죄송하다. 자신들이 꼭대기층에 살다보니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생활하던 행동들로 인해 아래층에서 힘드셨다니 정말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늦은 저녁 상대적으로 조용한 시간대에 화장실 물 내리는소리, 의자끄는 소리, 아저씨의 거친 기침소리 등이 우리집에 다 들린다고 말하니 놀래서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그런소리가 다 들릴줄은 전혀 몰랐다면서요.
어렸을때 부터 단독주택 1층에 살았고 아파트 생활한지 5년미만이라 걷는 습관이 바로 잡히지 않은거같다.
얼마전 아랫집에서 발소리가 크다고 올라왔을 때 슬리퍼를 구매하긴 했었는데, 발에 땀이 차서 신지 않고 신발장에 방치해 버린 상태다.
뒤꿈치 드는 습관이 들지 않으면 슬리퍼도 신도록하겠다
자기도 방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엄마와 동생이 쿵쿵쿵 뒤꿈치 찍는 큰발소리를 내며 걷는거를 수시로 들었지만 그 소리가 아랫집에 고통을 줄줄은 정말 몰랐다며 앞으로 발걸음 , 그리고 늦은 저녁엔 조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더군요.
동생이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금요일 오후에 와서 일요일 저녁에 가는데 토요일,일요일에 발소리가 컸다면 동생 발소리인데 말하고 타일러서 조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제가 귀마개를 끼고 자고 있다는 말, 이사 초기 정말 심한 발소리로 인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는 얘기를 들려줬을 때는 정말 이웃끼리 배려해 주고 이해했어야 하는데 자신들이 너무 맘껏 생활한거 같다며 가족들이 조심할수 있도록 하겠다네요.
난 생활소음을 지적하는게 아니다.
생활소음 나지 않도록 한다는건 살지말란 얘기고 공중부양하라는 얘기인데 공동주택 살면서 말도 안되는 얘기고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대 조금 신경써주면 고맙겠다. 라며 대화를 했네요.
대화가 일단 통하니 좋더군요
어떤소리가 참기힘드신가요? 라고 먼저 물어오고 발소리 정말 조심하겠으며 어머니께도 말씀드려서 발소리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
오전 이른시간
항상 아주머니의 발소리와 생활소음에 잠을깨고 아주머니 발소리등에 출근 준비하던 저와 집사람은 어제 윗집 아들이 다녀간 그 시간부터 저보다 조금 늦게 출근하는 집사람이 출근하는 시간까지 단 한번의 발소리 뿐만 아니라 생활소음 조차 듣지 못했네요.
이렇게 꼬였던 매듭과 스트레스가 풀려가는거 같습니다.
아주머니를 비롯 두 아들이 층간소음의 주범이었고 탑층에 살고 있어 자신들이 생활하며 내는 소음들이 아랫집에 어떻게 들리는지 모르고 살고 있었다며 조심하겠다는 윗집 큰아들.
선생님들의 하향지원을 뿌리치고 서울대 지원했다 낙방해 재수를 하고 있다는 큰아들.
똘똘하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어른스럽더군요.^^
이제 3개월간에 층간소음 문제가 풀려가는거 같아 맘이 가볍네요.
윗집에서 조심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조심하려고 노력한다는 그말에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거 같네요.
대화...!
존경하는 고 노무현대통령님의 "대화합시다. 토론해야 합니다"를 말씀 하시던게 스치듯 머릿속을 지나가네요
윗집과 대화하니 해결방안이 보이고 서로 모르던 패턴들을 알게되고 서로 합의점을 찾게되네요.
그래도 대화가 되는 사람들이니 대화를 하지 대화가 안되는 닭대가리 인간들을 만나면???
답이 없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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