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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4-27 18:30:11
추천수 1
조회수   575

제목

상처~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
내용


사람이 살면서 좋은 일만 하고, 좋은 말만 하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네 삶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각종 변수로 다가온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느곳에선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향해 탄환을 난사하고 있고,

또 어느곳에선가는 직접 이해 당사자도 아닌데,

불특정다수에게 폭탄을 터트려 무고한 시민이 죽어 나가기도 한다.

죽은 사람은 얼마나 억울할까?

죽은자의 잘못이라면, 단지 그 현장에 있었다는것 뿐인데, 이게 과연 죽을만큼 잘못한 일인가?

죽은자는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었는데,

이건 그냥 그의 운명이 그만큼밖에 안되는 거니 그리된거 아닐까?

세상엔 우리가 말로 설명할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 나는가...

길을 걷다가 개똥을 밟기도 하고,

수많은 군중이 지나가는 거리 한복판에서 바지를 까내리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기도 하고,

교통법규를 지켜야 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이 도로를 주행하는데,

하루에도 수십건씩 사고가 터진다.



"나는 아무잘못을 안했는데 쟤가 와서 박았어요~"



그럴수도 있다.

나는 잘못을 하나도 안했는데 상대방이 와서 박았다.

그래 그말이 맞을수도 있다.



.....



그러나 나는 평생 다른 사람의 차를 한번도 박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이란 내가 잘하기도 하고 잘못하기도 하고 그런거다.

다만 내가 잘못하면 이를 수긍하고, 반성하며, 고쳐나가는 마인드를 가져야,

상대방의 허물도 가벼이 웃어 넘길수 있는 아량이 생기는 거다.



물론 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적인 사태에 맞닥트린다면 어쩔수없다치더래도,

우리네 삶 대부분은 이해와 양보가 뒷받침하면 거의 해결되지 않던가...



어제 하루 내가 사람들과 나눈 대화중에, 공격적인 말들은 없었는지?

나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내가 뱉은 말때문에 그 누군가가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면,

십중팔구는 그들이 내 미래의 적이 될거다.

내가, 거칠게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능력자라 할지라도 적을 많이 둔다는건,

그만큼 과정과 결과가 그리 좋지 못하다.

이는 궂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역사적 몆몆 실체적 인물들이 있으니 그 반증이 될 것이다.





사적인 일이라 자세히 말을 할순 없지만, 업무상 2~3 일 턴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

편의상 c라고 부르기로 하자.

그런데 이 c와 나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물론 처음부터 악화된 관계는 아니었다.

업무적으로 자주 만나다보니,

서로 이견이 생기면서, 조금씩 껄끄러워진 관계가 됐다고 보는게 맞다.

믿거나말거나겠지만, 나는 성격상 누구에게 먼저 막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에게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에게, 인자한 미소를 보여줄수 있는 그런 대인배도 못된다.

내가 먼저 시비를 걸지는 않지만,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발끈하고... 맞받아치고...

종종 내 인내심의 바닥을 보여주고... 뭐 그저 그런 소심쟁이일 뿐이다.



어쨋거나 어느날이었다.

업무적인 이견이 생겨서 서로 논쟁을 하던중,

c가 갑자기 감정의 제어가 안되는지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이 사람아!"



"이사람아? 갑자기 혀가 짧아지네요... ㅇㅇ씨는 선배도 형도 없어요?"



"이런 씨발!"



"뭐! 씨발?"



한동안 막말이 오고갔다.

볼일보고 밑을 안닦은듯... 그날은 그렇게 찜찜한 기분으로 흩어졌다

이 분야는 내가 c보다 선배이고, 나이도 내가 한 살이 많다.

애초부터 선배대접받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막상 막말을 듣고보니,

뭐 저런 도라이가 다있나 싶은게,

앞으로 만나면 만날수록 피곤해지겠다 싶은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작전이 필요했다.

그 작전이란게 참 단순하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엉키니, 가급적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였는데,

몆 개 월 동안은 효과가 있는듯 했다.



그러나 얼마전 기어이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새로운 안건이 생겨, 사안상 말을 아예 안할수가 없어 몆마디 나누던 중,

"야 이 사람아!" 라는 말을 또 듣고 말았다.

분노삘이 상승했다...!

다시 막말이 오갔다.

c가 나로 인해 맺힌게 많았나보다.

그동안 내가 말을 안한게, 자기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내 멱살을 잡더니 뒤로 밀어부치는데, 힘이 천하장사 이만기씨 뺨칠 정도다.

나보다 체격이 커서 힘이 좋을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힘을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밀고 나올줄은 미처 예상을 못했다.

빈 사무실 바닥에다 나를 이리 메치고 저리 메치는데,

침을 질질 흘리며 악다구니를 해대는 모습이,

마치 악귀가 현존한다면 이런 형상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당했다.

바닥에 메쳐지는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 이래서 살의가 생기는구나...

순간적으로 사람을 죽이는게 당연할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며,

왜 사람들이 전쟁을 할때 칼을 쓰고, 총을 쓰고, 핵무기를 써야 하는지 다 용서할수가 있을것 같았다.

...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부양할 가족이 있는 가장이다.

하고싶다고 내마음대로 행동을 할수가 없었다.

누르고 또 눌러야 하는 그저 그런 힘없는 소심쟁이일 뿐이다.



다음날 흐드리지게 핀 소담스런 벚꽃이, 눈발처럼 휘날리는 길을 걷는데...

이 아름다운 꽃들이,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슬퍼 보이기도 한다는걸 처음 알았다.

그런데 이게 참 예전에 바이크 타던 시절에는,

숱한 사고도 많이 나고, 다치기도 많이 다쳤는데,

상처는 그때가 더 깊었건만, 마음은 지금이 더 슬프다.

잔인한 4 월이여..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만, 아직도 내게 줄 시련이 더 남아 있는가...



싫거나 좋거나 나는 내가 이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은 c를 또 봐야하는데,

이대로 어물쩡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수가 없었다.

오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는 이렇고 후는 이렇고, 어쩌구 저쩌구...

내 입장에서 그간 있었던 일을 그대로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 추가했다.



"말이란 양쪽말을 다 들어봐야 하니,

ㅇㅇㅇ씨를 불러 얘기를 들어보세요.. 그런다음 조치 바랍니다."



나는 오너가 c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날 오후 c에게서 전화가 왔다.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다신 그런일 없을 겁니다~ "



"알았습니다.. 사과 받아들일께요~ "









뭐 어쩌겠는가... 인생은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흘러가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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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3-04-27 18:38:55
답글

아..그런 일이 있었군요...<br />
사과를 받았다니 다행이네요.<br />
그냥 넓게 생각하시고...그 사람을 용서해 주셨으니...<br />
이제 맘이 편해지실겁니다.

김승수 2013-04-27 20:56:46
답글

시간이 좀 지나면 자연스럽게 상처에 따까리가 앉고, 흔쾌히 사과를 받아 주시는 모습이 좋습니다 . ^^

김주항 2013-04-27 23:04:31
답글

사과던 감귤이던 받능게 좋씀다<br />
다릉건 머그면서 생각 하셔야만<br />
소화도 잘되고 건강에도 좋씀돠...^^

lalenteur@hotmail.com 2013-04-28 00:42:24
답글

한 편의 명작을 대하는 느낌입니다. 이 짧은 글 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표현하시다니... <br />
<br />
와싸다의 (여러분) 수필가를 꼽아보니 둘째가라면 서운해 하실 분은 창연님이 아닐까 라고 곰곰히 생각해 보는 밤입니다. <br />

장의식 2013-05-20 16:44:34
답글

앗... 소리조아님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역시 대인배이십니다..... <br />
<br />
휴~ 정말 부딪히는 사람 피하면....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더라구요....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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